서울시와 조합은 이날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현재까지 노사 간 교섭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며 “각자가 제시한 조정안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갈등의 핵심은 ‘임금 체계 개편’ 여부다. 조합 측은 인천 등 타 시·도처럼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는 방식의 임금 체계 개편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지자체와 형평성을 고려해 노조 측에 제시한 임금 인상률은 10.3%로, 지난해 6월 타결된 인천(9.3%)보다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조합 측은 향후 시내버스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에 따른 추가 인상분도 소급을 인정하기로 했다. 만약 임금 인상률이 감소하더라도 10.3%를 보장해 달라는 노조 측 요구도 받아들였다.
시 관계자도 “사측과 서울시는 2025년 상반기부터 임금 체계 개편 및 총액에 기반한 임금 인상을 일관되게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 제안을 거부해왔다”며 “노조에서는 지부장 회의 이후 기본급 인상률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을 강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통상임금과 관련한 임금 체계 개편은 이번 협상에서 논외로 하고 임금 3% 인상과 정년 2년 연장, 암행 감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3% 인상은 조합 측이 제시한 10.3%보다 낮지만 추후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할 경우, 각종 수당이 증가해 사실상 임금 수령액이 20% 가까이 증가한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이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사후조정위원들이 통상임금 인상은 논외로 하되, 기본급 0.5% 인상과 정년 64세로 1년 연장, 운행실태 점검 일부 완화 등 방안을 최종 조정안으로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이를 거부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조합이 통상임금 지급을 최대한 지연시키면서 2025년, 2026년 연속 임금 동결이라는 폭거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아무런 효용도 없는 한강버스에 수천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버스노동자의 휴일·야간근로에 대한 임금을 떼어먹겠다는 반 노동적인 발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전면 파업으로 이날 시내버스 운행은 사실상 마비됐다. 시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전체 시내버스 7018대 중 478대만 운행돼 운행률은 6.8%에 그쳤다. 현재 운행 중인 차량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일부 기사들이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시는 운행률이 정상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고 판단해, 파업 기간 동안 시내버스를 무임으로 운영 중이다. 운행률이 30% 이상 될시 요금을 기존대로 받을 예정이다.
사측과 노조와의 구체적인 추가 협상 일정이 나오지 않자, 일각에서는 파업 장기화 가능성도 나온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시민들의 불편은 물론 재정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시는 버스 준공영제 운영을 위해 연간 약 5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누적 적자까지 포함하면 총 부담액은 약 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임금 인상률이 10%를 넘길 경우, 추가로 약 1000억원의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 관계자는 "노사 교섭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고, 구체적인 조건을 현 단계에서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비상수송대책으로 전세버스 임차 운행으로 하루에 약 1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는 이날 첫차부터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운행 시간을 각각 1시간 연장하고, 172회 증편하는 등 막차 시간을 종착역 기준 익일 새벽 2시까지 연장했다. 또한 25개 자치구와 협력해 무료 셔틀버스 670여 대를 투입하고, 승용차 증가에 대비해 가로변 버스전용차로 운영도 한시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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