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 이민단속 총격 사망에 보수 진영도 반발…트럼프, 이민당국 철수 가능성 언급

  • 트럼프 "언젠가는 떠날 것"…구체적인 시점 밝히지 않아

  • 공화당 "공정한 조사 이뤄져야"…민주당, 예산안 거부·장관 탄핵 압박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당국의 총격으로 알렉스 프레티37가 사망한 다음 날인 25일현지시간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 이민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당국의 총격으로 알렉스 프레티(37)가 사망한 다음 날인 25일(현지시간)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 이민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37세 미국 시민 남성이 사망한 사건의 파장이 확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지지 기반인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단속 요원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민당국 요원의 총격으로 미국 시민이 또 숨진 사건과 관련해 "들여다보고 있으며 모든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요원들을 철수시킬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언젠가는 떠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은 경이로운 일을 해냈다"며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금융 사기 사건 조사를 위해 다른 그룹은 그곳에 남겨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 시민 사망 사건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한발 물러선 듯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사망자인 알렉스 프레티가 시위 도중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며 책임을 사망자 쪽으로 돌리는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어떤 총격도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누군가 시위에 나가면서 매우 강력하고 장전된 총과 총알이 들어있는 탄창 두 개까지 가지고 간다면 그 또한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프레티 사망 사건은 앞서 전날 오전 9시 5분께 미니애폴리스 시위 현장에서 발생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사망자인 프레티가 9㎜ 반자동 권총을 소지한 채 미 연방국경순찰대(CBP) 요원들에게 접근했고, 무장을 해제하려는 과정에서 총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목격자 영상에는 프레티가 휴대전화로 현장을 촬영하며 차량 통제를 돕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한 요원이 시위대를 밀어내며 최루 스프레이를 살포했고, 프레티가 쓰러진 시위 참가자를 부축하려 하자 다른 요원들이 접근해 그를 제압한 뒤, 근거리에서 여러 차례 총격을 가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앞서 지난 7일에도 미국 시민 르네 니콜 굿이 ICE 요원과 대화하던 중 차량 이동 과정에서 총격을 받아 숨진 바 있다.

이 같은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연방 당국의 강경 이민 단속 방식에 대한 반발도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미니애폴리스 시내 중심부인 '거번먼트 플라자' 광장에는 약 1000명의 시위대가 모여 연방 당국을 규탄하고 프레티의 사망을 애도했다.

뿐만 아니라 총격 사건과 관련해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인 전미총기협회(NRA)는 총기 소지를 사건 원인으로 지목한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NRA는 성명을 통해 "이런 생각은 위험하고 잘못된 것"이라며 "책임감 있는 공직자는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을 악마화할 것이 아니라, 전체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미 법무부 소속 연방 검사 빌 에세일리가 전날 엑스(옛 트위터)에 "총기를 소지한 채 법 집행요원에게 접근하면, 그들이 당신에게 총을 쏘는 것이 법적으로 정당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지 말라"고 밝힌 바 있다.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빌 캐시디 연방 상원의원(공화·루이지애나)은 엑스에 "미니애폴리스에서 일어난 사건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라며 "ICE와 국토안보부의 신뢰성이 위태로워졌다"고 지적했다. 톰 틸리스 연방 상원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도 "총격 사건에 대해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법 집행기관이나 미국 국민이 공권력 관련 총격 사건 이후 기대하는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정부의 세출법안 패키지 통과를 저지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연방정부 셧다운'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법안에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지출 100억 달러(약 14조4100억원)와 국토안보부 전체 지출 644억 달러가 포함돼 있다. 또한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탄핵을 요구하는 주장도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모든 미국인은 미니애폴리스와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평화 시위 물결을 지지하고 그로부터 영감을 얻어야 한다"면서 "이는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내고, 기본적인 자유를 지키며, 정부에 책임을 묻는 일이 시민인 우리 각자의 몫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시의적절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미국 민주주의의 약속을 믿는 우리 모두가 일어서서 목소리를 내고, 이 나라가 여전히 '우리 미국 국민'(We the People)의 것임을 보여줄 책임이 있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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