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부지 결정권은 서울시…정원오 역할론 도마

 
서울 동부권 핵심 입지에 자리한 삼표 레미콘 부지는 공장 철거 이후 공원화 또는 복합개발 여부를 둘러싸고 도시계획 권한과 추진 주체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철거전 삼표 레미콘 공장 전경
서울 동부권 핵심 입지에 자리한 삼표 레미콘 부지는 공장 철거 이후 공원화 또는 복합개발 여부를 둘러싸고 도시계획 권한과 추진 주체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철거 전 삼표 레미콘 공장 전경.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 레미콘 공장 이전과 부지 개발을 둘러싼 공방이 서울시장 선거를 코앞에 두고 다시 불붙고 있다.
 최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과거 협약을 강조하며 사업의 정당성을 부각시키자, 서울시의회 일각에서는 "도시계획 결정 권한은 서울시에 있다"며 권한 구조를 둘러싼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2017년 협약과 2020년 종상향 논란
 삼표 레미콘 부지는 2017년 10월 서울시·성동구·삼표산업·현대제철 간 협약을 통해 공식화됐다. 당시 박원순 시장은 공장을 철거하고 해당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서울숲과 연계한 녹지 확장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후 부지 매입 재원 마련을 위해 서울숲 주차장을 종상향해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교통난과 시민 불편 우려가 제기됐다. 주차장 부지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민간에 매각하고, 그 재원으로 삼표 부지를 매입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와 주민 반대가 겹치면서 해당 방안은 사실상 동력을 잃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윤영희 서울시의원은 최근 "2017년 협약이 있었다면 왜 2020년에 강제 매수 방안까지 검토됐느냐"며 "실질적 전환점은 오세훈 시장 복귀 이후 사전협상제도를 적용하면서 마련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삼표 공장 해체 공사는 2022년 3월 착수됐다.
 쟁점은 '누가 먼저 약속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도시계획을 실행했는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장과 성동구청장의 권한 구조는
 18일 도시계획 전문가들에 따르면 도시관리계획 결정권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광역자치단체장인 서울시장에게 있다. 용도지역 변경(종상향), 용적률 조정, 지구단위계획 결정, 사전협상제도 적용 여부, 최종 인허가 승인 등 핵심 권한 모두가 서울시에 귀속된다.
 사전협상제도는 대규모 민간 개발사업에 대해 서울시가 공공기여 비율, 높이, 용적률 등을 종합 협상하는 방식으로, 협상 주체 또한 서울시장에게 있다. 
 반면 해당 성동구청장은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을 입안해 서울시에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지역 여론 조성, 기반시설 협의, 행정 절차 협조 등은 가능하지만, 독자적으로 종상향을 결정하거나 개발 방식을 확정할 권한은 없다.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도시의 골격을 바꾸는 권한은 서울시에 있다"며 "구 단위 행정과 광역 도시전략을 구분하지 않으면 정책 책임의 소재가 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 전략과 성수동의 재편
 이 같은 권한 구조 속에서 성수동 개발 성과를 둘러싼 정치적 해석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세훈 시장은 2021년 재 입성(入城) 이후 한강변 고도 완화, 용산국제업무지구 재추진, 세운지구 정비 등 성장 중심 도시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삼표 부지 역시 단순 공원화를 넘어 랜드마크화 가능성이 거론되며 서울 동부권의 상징 공간으로 재설계되는 흐름에 놓여 있다.
 일각에서는 성수동 일대의 고급 주거·문화 인프라 확충과 초고층 주거단지 형성 역시 오 시장 재임 시기 규제 완화와 도시 전략 변화의 수혜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정비, 한강변 개발 규제 완화, 사전협상제도 활용 등 제도적 기반이 갖춰지면서 민간 투자와 도시 구조 재편이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선거 앞둔 공방…신중한 대응 필요
 서울시장 선거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성수동 개발의 공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도시계획의 법적 권한과 행정 절차는 비교적 명확하다.
 성수동은 특정 인물의 성과를 증명하는 공간이 아니라, 서울의 성장 전략을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행정이 정치적 해석을 앞세우기보다 권한 구조에 맞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도시계획은 선언이 아니라 결정과 실행의 문제라는 점에서다. 성수동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은 정치적 수사보다 제도와 권한, 그리고 실행 과정에 대한 냉정한 평가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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