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수천 대로 밤하늘에 화려한 군집 비행쇼를 선보인 파블로항공이 이제 '쇼'를 넘어 '실전'에 나섰다. 단순히 눈을 즐겁게 하는 퍼포먼스가 아닌 도심항공교통(UAM)의 핵심 엔진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파블로항공이 던진 구상이다.
파블로항공은 차세대 드론 운용 기술인 군집 인공지능(AI)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드론 수십~수백 대를 한 시스템으로 통합 제어·통신하며 정찰·수색·재난 모니터링·타격 등 임무를 수행한다.
최근 인천 송도 본사에서 만난 이원찬 파블로항공 대표의 눈은 이제 국내가 아닌 해외로 향해 있다. 방위산업 분야로 확장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방산 정밀 가공기업 '볼크' 합병을 진두지휘하며 방산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파블로항공을 '항공계의 테슬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넘어 자율주행 생태계를 구축했는데 파블로항공만의 '비행 자율화 생태계' 핵심은 무엇인가.
"기술을 반드시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전문경영인으로서의 경영철학이다. 파블로항공은 기술 중심 회사다. 현재 국내 드론 시장은 기술 성숙도에 비해 규모는 작다. 하지만 시장이 존재하지 않거나 미약하면 기술로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테슬라는 단순히 자동차라는 하드웨어가 아닌 자율주행 플랫폼을 만들어 성공한 회사다. 테슬라가 도로 위 데이터를 장악해 자율주행 표준을 만들었듯이 파블로항공은 하늘 위 수많은 기체를 안전하고 지능적으로 운용하는 비행 자율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볼크' 합병 이후 방산을 전면에 내세웠는데 민수용 드론쇼나 배송에서 쌓은 군집 제어 기술이 '자폭 드론'이나 '정찰 체계' 같은 방산 분야에서 압도적인 차별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는가.
"20년간 쌓은 노하우를 모두 쏟아부어 성사시킨 귀중한 계약이다. 상장과 매출 증진을 위해 고민 끝에 방산 분야를 선택했다. 향후 전장에서는 군인이 투입되지 않고 AI 알고리즘에 의해 수행될 것이다. 글로벌 방산기업과 계약을 체결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은 양산체계 여부에 있었다. 파블로항공은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볼크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볼크 인수와 동시에 글로벌 기업들의 담당자들이 파블로항공의 양산체계를 점검했고 그 후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시장에서 거둔 성과 혹은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인도 2곳, 중동 1곳, 캐나다 1곳과 발주를 진행 중이고 특히 인도국영방산기업과는 군집소프트웨어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활발한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파블로항공의 군집 AI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대한항공의 신뢰도 높은 항공인프라와 만났다. 군집드론운용기술의 핵심은 자율 비행, 제어, 통제에 있다.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안전'이다. 대한항공은 이것을 실현할 수 있는 회사가 파블로항공뿐이라는 점을 판단했기 때문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파블로항공이 외관공사를 담당하면서 가장 크게 절감한 건 인건비다. 10명이 평균 600시간을 들여야 완수할 수 있는 작업이다. 비용도 최대 10만 달러에 이른다. 올해 10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항공기 MRO 시장에서 앞으로는 드론 활용도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본다."
-전 세계 드론 시장 패권을 잡기 위해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군집 드론을 수십~수백 대 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다. 드론 수십 대가 날아가 제각각 임무를 수행해 정확히 목표물에 타격을 가하는 기술이다. 앞으로는 군집 AI 기술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판매할 계획이다."
-방산 드론 주력 제품을 소개해 달라.
"'파블로M' 시리즈 첫 번째 모델인 군집자폭드론 S10s이다. AI를 기반으로 군집비행을 하며 동시 혹은 시차를 둔 자폭공격이 특징이다. 최대 시속 150㎞ 속도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저비용 대량생산이 가능한 제품이다."
-2030년 기업가치 5조원이라는 목표는 매우 도전적인데 방산, 물류, 점검 솔루션의 매출 비중을 어떻게 리밸런싱할 계획인가.
"올해 상반기 상장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이달 내로 기술평가를 신청하면 6월 이전에 끝날 것으로 전망한다. 매출 핵심은 방산에 있다. 2030년까지는 방산 분야에서 군집기술과 자율비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드론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자유롭게 비행 테스트를 실행할 수 있는 장소가 없고, 드론아트쇼를 펼칠 때도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 많지만 가장 힘든 건 제대로 된 드론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드론 업체 대다수가 정부 과제 아니면 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 폐업을 결정하는 일이 많다.
파블로항공도 국내 대형 방산 기업, 국방부와 논의를 이어갔지만 지난해까지 대형 발주가 나오지 않았다.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국내 스타트업은 기술 완성도를 검증받고 양산체게를 구축하는 데까지 5년간 '데스밸리'를 겪는다. 해외시장과 같이 혁신 스타트업을 위해 초도물량 지원 등 역할을 해주면 보다 활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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