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1주일] 미·이스라엘 '이란전' 일주일…본토 공습 넘어 해상 물류전으로 번졌다

  • 하메네이 사망 뒤 보복 확전…호르무즈 마비·레바논 격화

  • 시장 변수는 폭격서 유가·운임·보험으로 이동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일주일째로 접어들며 전쟁 성격이 바뀌고 있다. 이번 충돌에서 가장 큰 사건은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이다. 하메네이는 2월 28일 미·이스라엘 공습 첫날 사망했고, 이후 이란의 보복과 역내 확전이 본격화됐다. 미·이스라엘은 당초 이란 핵·미사일 관련 시설을 겨냥한 선제 타격에 나섰다. 하지만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 마비와 레바논 전선 확대, 원거리 해역 충돌까지 겹치며 중동 전역의 물류·에너지 리스크로 번지는 양상이다.
 
호르무즈·레바논·인도양…전선 밖으로 번졌다

전황은 3월 3~5일을 거치며 더 복잡해졌다. 레바논에서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격화됐고, 해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사실상 마비됐다. 미 잠수함의 스리랑카 인근 이란 군함 격침 소식과 함께 나토(NATO)의 튀르키예 방향 이란 미사일 요격 소식도 전해졌다. 전선이 페르시아만 안쪽을 넘어 인도양과 튀르키예 접경으로까지 확대되는 흐름이 형성됐다. 5일에도 이란의 대이스라엘 미사일 발사가 재개되며 긴장 수위는 낮아지지 않았다.

가장 큰 변화는 전쟁의 무게중심이 본토 공습전에서 해상 물류전으로 옮겨갔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 마비가 이어지며 4일 기준 해협 인근 공해상에 200척 이상 선박이 정박한 채 대기했고, 수백 척은 해협 바깥에서 항만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LNG(액화천연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수로다. 이라크는 하루 150만배럴 감산에 들어갔고, 카타르는 LNG 수출에 불가항력을 선언한 뒤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유가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84달러대, WTI(서부텍사스산원유)가 78달러대까지 오르며 공급 차질 우려를 반영했다.

이번 사태의 특이점도 여기에 있다. 통상적인 공습전이라면 군사시설 파괴와 인명 피해가 1차 변수다. 그러나 이번 전쟁은 해협 봉쇄와 전쟁 위험 보험 축소, 운임 급등, 항공 차질이 동시에 얽히며 실물경제로 파장이 더 빠르게 커지고 있다. 물리적 통항이 일부 재개되더라도 보험과 운임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정상 통항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후계 구도 흔들…'출구전략'이 더 어렵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당장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미 상원은 4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행동을 의회 승인에 묶으려는 전쟁 권한 결의안을 부결했다. 행정부는 단기적으로 작전 지속 여지를 확보했지만 전쟁 목표와 종료 조건이 선명하지 않다는 논쟁은 커질 수 있다. 

이란 내부에서는 권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절차가 가동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새 최고지도자 선출 전까지 최고지도자 직무를 대행할 3인 지도위원회를 꾸려 운영 중이다.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로는 하메네이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유력 주자로 거론된다. 다만 최고지도자 선출 권한을 가진 전문가 회의 절차가 남아 있어 '아들 승계'가 확정됐다고 단정하긴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확전 부담을 키우는 변수다. 그는 이란 차기 지도자와 관련한 질문에 "우리가 생각했던 사람들 대부분은 죽었다"고 말하며 전쟁 목표가 핵·미사일 억제에서 정권 구도로 확장되는 인상을 줬다.

향후 전개는 빠른 종결보다 비용이 누적되는 장기전 쪽으로 기울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추가 핵심 목표를 타격한 뒤 '목표 달성'을 선언하고 해상 호송과 방어 강화로 국면을 정리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지금까지 흐름은 반대다. 이란은 정면 충돌보다 미사일·드론·해상 위협으로 비용을 끌어올리고, 미국은 내륙 타격 확대와 해상 방어 강화로 맞서고 있다. 

결국 이번 전쟁의 핵심은 얼마나 더 때릴 수 있느냐가 아니라 하메네이 사망 이후 흔들린 이란 체제와 역내 질서가 어떤 조건에서 다시 안정될 수 있느냐에 가깝다. 시간이 갈수록 군사 성과보다 유가, 운임, 보험, 항공 차질이 더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쟁의 끝이 늦어질수록 중동발 충격은 전장 밖 시장에서 더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해운·해상보험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쟁은 본토 공습보다 호르무즈 통항과 보험, 운임이 만드는 비용이 더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종결 조건이 정리되지 않으면 유가보다 물류 리스크 프리미엄이 더 오래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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