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노믹스=김기영 지음, 지음미디어.
저자는 한국 경제가 부동산·저출산·미-중 갈등이라는 ‘트릴레마’에 직면했다며 혁신을 통한 돌파를 강조한다. 특히 그는 "대한민국의 런웨이는 빠르게 짧아지고 있다"고 단언한다. 통상 비행기 이륙 활주로를 뜻하는 '런웨이'는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보유한 현금으로 버틸 수 있는 생존 기간을 의미한다. 즉, 혁신에 나서지 않을 경우 대한민국이란 ‘기체’가 이륙에 실패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한국 경제가 도약하기 위한 활주로를 확보하기 위한 유일한 해법으로 '벤처국가론'을 제시한다.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한국 경제가 부동산 중심 구조에 갇혀 혁신 역량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에 묶인 돈들은 혁신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대기업·전문직·공공부문 일자리에 대한 선호를 강화한다. 창업이나 스타트업으로의 이직 등 도전 정신을 사회적으로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되는 부동산 시장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부양책을 자제하고, 전기차·배터리·인공지능(AI) 등 핵심 전략 산업에 집중했다. 그 결과 딥시크 출시 등 중국의 첨단 기술 경쟁력은 빠른 속도로 강화되는 추세다.
저자는 “더 많은 혁신 스타트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리가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들을 제시한다.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이 시작 초기부터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점, '노키아 디아스포라'를 통해 슈퍼셀 등 핀란드 기술기업이 부상한 점이 그 예다. 저자는 토스, 배달의민족, 직방 등 내수형 국내 스타트업들이 큰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거듭 짚으며, 해외 시장 진출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다. '스타트업 국부펀드' 조성을 제안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저자는 '의대공화국'이라 불리는 한국의 교육 구조가 역설적으로 K-바이오, K-헬스케어 산업을 성장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의사과학자를 어떻게 하면 적극 육성할 수 있을지, 또한 창업의 실패를 딛고 재도전할 수 있는 토양을 정부가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은 다소 아쉽다.
수십 년간 공고히 뿌리내린 '부동산 불패 신화'를 깨부수는 점도 문제다. 부동산값 고공행진이 혁신은 물론이고, 소비, 결혼, 출산 등에 있어서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 대통령이 연일 엑스(X)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말하고 있으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집값과의 전쟁'이 시장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문제는 자본의 성격이다. 부동산에 묶인 돈은 혁신을 거부한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도 그 자본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국가 전체의 리스크 감수 성향이 낮아지고, 혁신의 총량이 줄어든다. '에테르노 청담'으로 흘러든 자본이 차세대 반도체 IP를 만들거나 AI 스타트업의 시드머니가 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부동산은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금융 질서의 중심이다. 지난 20년 동안 학습된 결과로, '합리적인' 한국인은 노동보다 레버리지를 믿게 됐다. 부동산은 한국 사회에서 거의 유일하게 '실패하지 않는 투자'로 여겨진다.” (10쪽)
매달 800km를 달리는 러너 고수인 저자는 "달리기는 가장 쉬운 시작으로, 가장 큰 변화를 만든다"고 강조한다. 그는 러닝을 단순한 운동이 아닌, 삶의 방식을 바꾸는 힘으로 바라본다. 몸이 무거운 날에도 억지로 밖으로 나가 달리다 보면 결국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는 것.
책에는 달리기의 효과가 소개된다. 짧게 달리더라도 심폐지구력을 향상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초보자를 위한 실질적인 조언도 담겼다. 예컨대 첫 2주간 20분 동안 1분 걷고 2분 뛰는 방식으로 시작하는 등 러닝을 지속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달리기 좋은 시간이나 장소, 아침 러닝과 저녁 러닝의 장단점, 계절별 복장 등 러닝 입문자에게 필요한 정보도 자세히 안내한다. 또한 무릎 안 아프게 뛰는 법, 러닝 전 어떤 음식을 먹는 게 좋은지 등에 대한 답변을 비롯해 직장인 러너를 위한 루틴 설계, 러닝 슬럼프를 극복하는 법, 마라톤 대회 준비 과정 등도 함께 다룬다.
각 챕터 끝에 있는 저자의 짧은 조언 ‘러너임바의 한줄 참견’은 달리기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 독자를 다독인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속도계가 아니라 달릴 마음이다", “꾸준함은 매일 뛰는 게 아니라 계속 뛰는 것” 등이 그렇다.
"그래서 조깅을 할 때 가장 좋은 기준은 바로 이것이다. "말하면서 뛸 수 있는가?" 이건 아주 간단하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지표다. 친구와 나란히 뛰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조깅이다. '헉헉'대며 문장을 잇기 어려운 상태라면 그건 조깅이 아니고 고강도 훈련이고, 한 문장을 말한 뒤에 숨을 고르지 않아도 된다면, 당신은 적절한 조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혼자 달릴 때도 이 기준은 유효하다. 굳이 입을 열어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 속으로 '하나, 둘, 셋, 넷...'을 세어보거나, 머릿속으로 가사를 흥얼거리거나, '지금 이 정도면 누가 옆에 있어도 말은 하겠네'라는 느낌이 든다면 당신은 이미 훌륭한 조깅 속도를 찾은 것이다. (68~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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