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앤스로픽이 발표한 보고서 'AI의 노동시장 영향: 새로운 측정 방법과 초기 증거'에서 소개된 '관측 노출도(observed exposure)' 지표는 AI의 이론적 능력과 실제 사용 데이터를 결합해 직업별 자동화 위험을 측정한다.
이 지표는 클로드 AI의 전문적 사용 패턴을 분석해 자동화된 작업(전체 가중치)과 보완적 사용(반 가중치)을 구분하며, 작업 관련 사용에 초점을 맞춘다.
보고서에 따르면,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작업 중 75%가 클로드에 의해 커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가 프로그래밍 작업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 입력자는 67%의 노출도를 기록했으며, 고객 서비스 담당자도 70%로 높다. 상위 10개 노출 직업으로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고객 서비스 담당자, 데이터 입력자, 의료 기록 전문가(67%), 시장 조사 분석가 및 마케팅 전문가 등이 포함된다. 반대로 요리사, 바텐더, 오토바이 정비공, 구명원 등은 노출도가 0%로, AI 대체 가능성이 거의 없다.
노동시장 영향 측면에서 주목할 점은 AI 고노출 직업의 채용 동향이다. 챗GPT 출시 이후 젊은 노동자(22~25세)의 고노출 직업군 채용률(월간 신규 취업률)이 2022년 수준 대비 14% 하락하면서 유의미한 통계를 보였다.
전체 실업률은 아직 증가하지 않았으나, 채용 둔화는 주로 신입급에서 나타난다. 미국 노동통계국(BLS) 전망에 따르면, 노출도가 10%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2034년까지의 직업 성장률이 0.6%포인트 하락한다. 고노출 직업은 BLS 성장 전망이 낮아, AI가 장기적으로 고용 성장을 저해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인구통계학적 분석도 우려스럽다. 고노출 직업군은 여성 비율이 16%포인트 높고, 대학원 이상 학력자가 많으며(대학원 학위 보유율 17.4%, 비노출군 4.5%), 아시안 비율이 거의 2배다.
백인 비율도 11%포인트 높고, 평균 연령이 높으며, 평균 소득이 47% 더 높다. 이는 화이트칼라와 지식 노동자, 여성에게 AI의 영향이 집중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의 경우 전통적으로 사무직 비중이 높아 더 취약하다. 젊은 노동자들의 채용 감소는 이러한 그룹의 미래 고용 기회를 더욱 제한할 수 있다.
보고서는 AI가 아직 이론적 잠재력의 일부만 실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농업 육체 노동, 법정 대리 등은 여전히 AI 영향 밖이다.
실업률 분석에서 고노출 그룹(상위 25%)과 비노출 그룹(하위 30%, 0% 노출)의 실업률 추이는 2022년 이후 유사하며, 차이-차이 분석에서 유의미한 증가가 없다. 그러나 젊은 층의 채용 둔화는 초기 신호로 볼 수 있다.
미래 전망으로는 AI 능력 향상, 채택 확대, 배포 심화에 따라 관측 노출도가 이론적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경고한다. 연구진은 이 프레임워크를 지속 업데이트하며, 다른 국가 확장, 사용 임계치 세밀화, 자동화 가중치 조정 등을 제안한다. 또 최근 졸업생 추적, 노동시장 진입자 모니터링, 화이트칼라 불황 신호 관찰을 강조한다.
이러한 추세는 그간의 AI 고용 감소 우려가 단순 전망이 아닌 실제 데이터로 입증된 사례다. 아직 대량 실업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 지표는 지식 노동층의 일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음을 수치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한편 IMF는 선진국의 60%, 전세계의 40% 일자리가 AI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생성형 AI로 올해만 전세계 2500개 일자리가 위협을 받을 것이며, 2030년까지 3억개의 일자리를 AI가 대체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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