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 변화…소프트웨어 대출 리스크 부각
최근 뉴욕 금융시장을 뒤흔든 것은 글로벌 운용사들의 환매 제한 조치다. 12일 외신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자사의 대표적인 사모대출 펀드인 '노스헤이븐 사모인컴펀드'에 환매 요청이 급증하자 환매 한도를 펀드 지분의 5%로 제한했다. 투자자가 맡긴 자금의 일부만 돌려주겠다는 의미다.이 같은 움직임은 다른 운용사로도 확산하고 있다.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클리프워터와 블랙록 계열의 HPS 역시 환매 한도를 낮추며 자금 유출 방어에 나섰다. 사모대출은 은행이 아닌 운용사가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라 일반 채권보다 유동성이 낮다. 시장이 좋을 때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자산 매각이 어려워 투자자가 제때 돈을 찾지 못하는 '유동성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모대출 시장을 지탱하던 핵심 축인 인공지능(AI) 산업 변화 역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사모펀드들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과정에서 사모대출 펀드들이 기업 인수 자금을 제공하는 차입매수(LBO) 구조가 광범위하게 활용됐다.
그러나 생성형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사업 모델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 실적 전망이 약화될 경우 관련 대출의 부실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JP모건은 최근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출한 사모대출 펀드의 담보 자산 가치 평가를 일부 하향 조정했다.
은행 규제를 피해 성장한 이른바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이 새로운 금융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사모대출 시장 규모는 하이일드 채권 시장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유사한 구조적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보험·연기금도 영향권…대체투자 점검 필요
국내 금융권 역시 이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자산·부채 관리(ALM) 차원에서 장기 대체투자를 확대해온 보험사들의 경우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투자 자산 평가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과 국내 대형 보험사들은 최근 몇 년간 수익률 제고를 위해 해외 대체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직접적인 사모대출 투자 규모는 제한적이지만 글로벌 사모펀드가 설정한 재간접 펀드 등을 통해 자금이 유입된 사례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도 해외 대체투자 손실 가능성을 점검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가 투자한 재간접 펀드 하부 자산에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금융 등 고위험 대출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가 주요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 역시 자신이 가입한 변액보험이나 연금 펀드의 투자 자산 구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해외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상품일수록 글로벌 신용시장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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