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의 金맥 지도] 고신용자 44% 시대…높아진 은행 문턱에 2금융 찾는다

  • 신용점수 900점 이상 5년새 8%포인트 상승

  • 2금융권 대출 3.3조 증가…은행은 3000억 감소

  • "신용평가 신뢰성 확보 위한 재개발 필요한 시점"

사진챗GPT
[사진=챗GPT]
신용점수 900점 이상 고신용자가 전체의 44%를 넘어서며 이른바 '신용 인플레' 현상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실제 대출 시장에서는 고신용자들도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찾는 사례가 늘어 신용점수와 대출 접근성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신용점수 950점 이상은 1399만4261명으로, 전체 인구의 28%를 차지했다. 900점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44.3%인 2216만2336명에 달했다. 2019년 1723만명(36.3%)이던 900점 이상 고신용자가 5년새 8.0%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900점 이상 고신용자 비중은 늘었지만 이들의 2금융권의 이용도 증가하는 추세다. 대출 비교·중개 핀테크 기업 핀다 집계 결과 900점 이상 고신용자의 지난해 12월 1일부터 15일까지 2금융권(저축은행, 카드, 캐피탈 등) 대출 약정금액은 같은해 10월1~15일과 비교해 105% 증가했다. 2금융권 한도 조회 역시 23.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고신용자의 1금융권 약정금액과 한도 조회는 각각 31.1%, 35%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이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카드)의 신용점수 800점 초과 카드론 신규 취급액도 3조2608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9167억원) 대비 11.8% 증가했다.

은행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2금융권 상품으로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월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2금융권 대출은 1월보다 3조3000억원 늘어난 반면 은행 대출은 3000억원 감소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고신용자의 카드론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해 6.27 대책 이후부터 카드사의 신용대출 한도도 연 소득 이내로만 빌릴 수 있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은 고신용자의 카드론 이용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이 낮은 사람들은 카드론을 이용하지 못하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도 50%로 은행(40%) 대비 많다보니 고신용자가 카드론에서 돈을 더 빌릴 수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900점 이상 고신용자 비중이 빠르게 늘었음에도 이들의 2금융권 이용 또한 확대되면서 금융권에서는 신용점수의 변별력이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고신용자는 은행권 대출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은행 규제 강화와 DSR 적용 등으로 대출이 제한되면서 상당수 고신용자가 카드사나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기존 신용평가 체계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회는 지난 1월 '신용평가 체계 개편 TF' 킥오프 회의를 개최해 현 신용평가 시스템의 현황 및 문제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생산적·포용적·신뢰받는 금융 등 금융대전환의 인프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신용평가 시스템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통신요금·공공요금 납부 내역 등 비금융 정보와 마이데이터 기반 정보를 활용한 대안 신용평가를 확대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신용평가 모델 도입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이를 통해 단순 신용점수 중심의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차주의 실제 상환 능력과 금융활동을 보다 정교하게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최척 KCB 연구소 부장은 "거시적 금융환경의 변화, 신용관리에 따른 가점 대상자 증가, 연체정보 공유 제한 등 복합적 영향으로 개인신용 평가대상의 28.6%에 해당하는 소비자에게 950점 이상이 부여되는 등 개인 신용평점 상위점수 구성비가 크게 증가했다"며 "개인신용평가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평가기준 조정, 평가모형 재개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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