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보물 ‘현철수(玄鐵髓)’가 매장된 황금 요새 ‘류금곡(流金谷)’, 이곳을 철권 통치하는 백독수리 연맹과 이에 맞서는 페르시아 고양이 세력,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봉쇄되는 현철수 교역로와 이로 인해 신음하는 다른 동물세력들....
최근 중국 국영 중앙(CC)TV 온라인 플랫폼 ‘AI기담(奇談)’에서 방영된 5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유금곡 은원록(流金谷恩仇錄)’의 줄거리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정세를 연상케 하는 내용으로, 지난 18일 공개 직후 이틀 만에 2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AI기담은 CCTV에서 AI로 생성한 콘텐츠를 게재하는, 이른바 AIGC 온라인 방영 전문 채널이다.
겉으로는 동물들이 등장하는 판타지 전쟁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을 은유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류금곡은 호르무즈 해협을, 현철수는 석유 등 에너지 자원을 상징한다. 류금곡을 철권 통치하는 백독수리연맹은 군사력과 자본을 앞세워 자원 거래를 독점하고, 모든 결제를 ‘백독수리 금권(달러)’으로 강요하며 자원과 통화를 장악한 패권 세력이다.
이로 인해 현설수 공급이 끊기면서 인근 다른 동물 세력, 이른바 동물상회 회원들이 아사의 위기에 처하고, 백독수리 연맹은 이들을 전쟁에 끌어들여 페르시아 고양이 세력과 맞서 싸울 것을 압박하지만 나서는 이는 아무도 없다.
대신 상회 회장인 낙타를 선봉으로 해서 사슴·여우·곰 등의 세력은 유금곡을 우회하는 새 무역로를 개척하고, 새 화폐 거래 체계를 모색하며 백독수리 연맹의 패권에서 벗어나는 길을 택한다는 내용이다.
작품은 전쟁의 비극과 비효율성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백독수리 연맹의 초등학교 공습으로 어린 페르시아 고양이들이 희생되는 장면은 실제 중동 분쟁의 참상을 떠올리게 하는가 하면, 페르시아 고양이가 벌떼처럼 쏟아내는 ‘나무새’를 막기 위해 백독수리 연맹이 값비싼 방공용 금침을 쏘아대는 장면은 이란의 저가 드론 공격을 막으려 막대한 비용의 방공망을 투입하며 '소모전의 늪'에 빠진 미국을 풍자한다.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止戈為武,強者自滅(진정한 무는 싸움을 멈추는 데 있고, 강자는 스스로 무너진다)'라는 자막은 무력을 앞세워 세상을 지배하려 했다가는 막대한 비용과 분열, 그리고 공멸로 이어짐을 시사한다.
결국 영화는 끝없는 대립과 보복이 아니라, 협력과 공존 속에서만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마무리된다. 중동 정세를 빗댄 이 짧은 AI 애니메이션 영화는 미국을 에둘러 비판하며 힘의 논리로는 지속 가능한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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