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택 대주교 "부활은 절망 아닌 시작…AI 시대일수록 인간 존엄 지켜야"

  • 전쟁·불안 속 희망 메시지…"생명을 살리는 선택이 곧 부활 신앙"

  • 명동대성당 부활절 미사…신자들 "어둠 지나 빛으로"

 
5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부활 대축일 미사에서 정순택 대주교를 비롯한 사제단이 제대 앞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이날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며 희망과 생명의 의미를 되새기는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됐다사진공동취재단
5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부활 대축일 미사에서 정순택 대주교를 비롯한 사제단이 제대 앞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이날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며 희망과 생명의 의미를 되새기는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됐다.[사진=공동취재단]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5일 부활절을 맞아 "부활은 절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의 시작"이라며 혼란의 시대 속에서 인간 존엄과 연대의 가치를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부활 대축일 메시지를 통해 "전쟁과 긴장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 불안 속에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위로와 희망이 함께하길 기도한다"며 "우리는 부활의 희망 안에서 '생명을 살리는 삶'으로 부르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복음서 구절을 인용해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며 "빈 무덤은 절망의 자리가 아니라 새로운 생명이 시작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부활의 의미를 단순한 신앙의 차원을 넘어 오늘의 현실과 연결 지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상처 입은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으며 전쟁과 갈등, 사회적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시대일수록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연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환경에 대한 경계도 분명히 했다.
 정 대주교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모든 기술은 인간을 소외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서로를 연결하고 생명을 살리는 데 봉사해야 한다"며 "인간 존엄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자리에서 생명을 지키고 살리는 선택을 할 때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과 더욱 깊이 함께하게 된다"며 "부활은 멀리 있는 사건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실현되는 삶의 태도"라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메시지 말미에서 "다가오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부활의 기쁨을 새롭게 체험하는 은총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서울이 세계 청년들과 희망의 가치를 나누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활절인 5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부활 대축일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이 성호를 그으며 기도하고 있다 성당 내부는 이른 아침부터 부활의 기쁨을 나누려는 신자들로 가득 찼다사진공동취재단
부활절인 5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부활 대축일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이 성호를 그으며 기도하고 있다. 성당 내부는 이른 아침부터 부활의 기쁨을 나누려는 신자들로 가득 찼다.[사진=공동취재단]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정 대주교는 지난 4일 밤 ‘파스카 성야 미사’와 5일 낮 부활 대축일 미사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주례하며 부활 메시지를 강론으로 전했다. 성주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기념하는 가톨릭 전례 중 가장 중요한 시기로, 성금요일의 죽음과 성토요일의 침묵을 지나 부활절의 기쁨으로 이어진다.
 교구 측은 이날 미사와 성삼일 전례를 가톨릭평화방송을 통해 생중계했으며 현장에는 수많은 신자들이 모여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한편 부활절 당일 명동대성당 일대는 이른 아침부터 부활절 미사를 찾은 신자들로 붐볐다. 성당 안팎에는 가족 단위 신자들과 청년들이 길게 줄을 이었고 밝은색 옷차림과 꽃 장식이 어우러지며 축제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미사가 시작되자 신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알렐루야"를 외쳤고 일부는 눈을 감은 채 기도를 올리며 조용히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미사 후에는 서로 "부활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따뜻한 포옹을 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긴 침묵의 시간을 지나 다시 빛을 맞이하는 듯한 표정들이 성당 안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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