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계약 자재비 상승분 즉각 반영…납품 차질시 페널티도 면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TF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TF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중동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수급 불안이 확산되면서 공공계약 제도를 손질해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가격 변동이 발생해도 일정 기간이 지나야 계약금액에 반영할 수 있어 현장에서 ‘적자 공사’ 우려가 컸던 만큼, 제도 유연화를 통해 비용 상승분을 신속히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0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동전쟁 관련 공공계약 지원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공공공사의 계약금액 조정 요건이 완화된다. 기존 공공계약 업무처리지침은 물가 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이 계약 체결 후 90일이 지나야 가능해 급격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발생해도 현장에서 이를 즉시 반영하기 어려웠다. 그 결과 건설·납품업체가 원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적 문제가 지속돼 왔다.

새로운 지침에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같은 예외적 상황이 발생할 경우 90일 요건과 관계없이 계약금액을 즉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철강·석유화학 등 특정 자재 가격이 급등한 경우 해당 자재만 별도로 반영할 수 있게 해 조정의 정밀성도 높였다.

이같은 조치를 뒷받침하기 위해 공사비 반영 속도를 높인다. 그동안은 자재 가격 조사와 반영이 반기 단위로 이뤄져 실제 시장 가격과 공사비 간 괴리가 발생했지만, 앞으로는 이를 월·주 단위로 단축해 가격 변동을 보다 빠르게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나프타·유류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은 주간 단위로 점검해 현장 체감도를 높일 계획이다.

수급 차질로 인한 계약 리스크도 완화한다. 기존에는 원자재 수급 불안으로 납기가 지연되더라도 계약상 지체상금이 부과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될 경우 계약 기간을 연장하고 지체상금 등 페널티를 면제한다. 추가 비용 발생 시에는 일정 범위 내에서 보전도 가능하도록 했다.

이밖에 공공계약 전분야에 입찰보증금 납부를 면제하거나 지급각서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한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업체의 참여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계약금액 조정과 계약기간 연장과 관련한 공공계약 업무처리지침을 이날 통보하고 6300여개 규격의 시설자재에 대한 정기 가격조사 결과는 20일 발표하기로 했다. 물가 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가능성을 사전에 알리는 ‘증액(ES) 징후 안내’ 서비스는 올 하반기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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