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관광 새마을 운동, 인프라와 문화가 결합할 때 지역경제를 살리는 성장 엔진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관광 새마을 운동’은 지방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다. 특히 바가지 요금과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 생활문화의 문제를 정면으로 짚었다는 점에서, 이번 제안은 기존의 관광정책과 결이 다르다. 단순히 관광객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질’을 바꾸겠다는 접근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정책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문화 혁신과 함께 인프라 확충, 제도적 장치가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관광 산업은 제조업처럼 대규모 설비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구조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경제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인프라의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관광은 ‘접근성’에서 시작된다. 항공 노선, 교통망, 숙박 인프라는 관광의 전제 조건이다.

이 대통령이 외국 항공사 노선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관광 경쟁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에서 나온다. 접근성을 높이는 인프라 전략 위에, 신뢰와 친절이라는 문화가 더해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관광 산업이 완성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앙정부가 항공·교통 등 거시적 접근성을 열어주면, 지역은 그 기회를 실제 소비로 전환해야 한다. 외국인이 더 쉽게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면, 그들이 다시 찾고 싶도록 만드는 것은 지역의 몫이다. 다시 말해, 항공 노선 확대는 ‘입구를 넓히는 정책’이고, 관광 새마을 운동은 ‘머무르게 하는 전략’이다. 두 정책은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하나의 선순환 구조로 이해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 관광의 한계는 바로 이 연결 고리가 약했다는 데 있다. 중앙정부는 외형적 성장에 집중했고, 지역은 개별적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관광객 수는 늘어도 체류 기간과 소비는 제한적이었다. 이제는 다르다.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과 지역 공동체의 문화 혁신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민관 협력 구조를 통해 지역의 자원, 사람,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작업이 필요하다. 시군구 단위의 관광 협의체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만 ‘문화 혁신’이 구호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바가지 요금과 같은 문제는 단순한 캠페인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경제적 유인이 작동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관광 표준을 설정하고, 이를 지키는 업소에는 혜택을, 위반하는 곳에는 실질적 불이익을 주는 구조가 필요하다. 

인센티브 역시 중요하다. 참여하는 지역과 업소가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있어야 운동은 확산된다. 세제 지원, 마케팅 지원, 관광객 유입 연계 프로그램 등 실질적인 보상이 마련돼야 한다. 여기에 데이터 기반 평가 시스템까지 결합된다면, 관광은 감각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제안의 본질은 ‘관광의 구조를 바꾸자’는 데 있다. 과거에는 관광을 시설과 이벤트 중심으로 접근했다면, 이제는 사람과 경험 중심으로 재편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접근성을 높이는 국가 전략과 지역의 자발적 참여가 결합된다면, 관광은 단순한 서비스 산업을 넘어 국가 성장의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지방 소멸이 현실이 된 지금, 관광은 가장 빠르게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 수단 중 하나다. 외국인 한 명의 방문은 곧 지역 경제의 매출로 이어진다. 중요한 것은 그 방문이 반복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가격, 친절한 서비스, 매력적인 경험이 축적될 때 관광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된다.

이 대통령의 ‘관광 새마을 운동’은 그 방향을 제시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실행의 정교함이다. 인프라와 문화, 인센티브와 규제, 중앙과 지역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이 정책은 단순한 제안을 넘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지금은 그 가능성을 현실로 바꿔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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