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가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거래 성사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상법 개정 이후 소액주주 권리가 강화되면서 공개매수를 결정하는 절차 자체도 까다로워졌을 뿐 아니라 2차, 3차 공개매수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해지는 모습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 EQT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진행한 더존비즈온 2차 공개매수를 통해 보통주 121만3466주를 추가 취득했다. 이에 따라 자기주식을 제외하고 우선주를 포함한 지분율 94.0%를 확보하며 상장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EQT뿐 아니라 다수 기업들이 올해 공개매수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로스웰은 상장폐지 목적 공개매수를 2차까지 진행했지만 목표 지분 확보에 실패했고, 에코마케팅은 2차 이후에도 참여율이 부족해 3차까지 이어갔다.
이마트는 신세계푸드 1차 공개매수에서 66.45%를 확보한 이후 주식포괄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의 두 차례 정정명령을 받으며 절차상 제동이 걸렸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상장폐지 목적 공개매수를 단번에 성사시킨 사례는 사실상 전무한 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공개매수 신고서 기준으로 공개매수 연간 건수는 2010년 10건에서 2024년 26건(역대 최대), 2025년 21건으로 전반적인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대상으로 진행된 공개매수 12건 중에 9건이 상장폐지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폐지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성공 난도’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상법 개정으로 인해 기업 입장에서는 상장 유지에 따른 공시·내부통제 부담을 줄이고 경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유인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제도 변화 이후 특별위원회를 통한 가격 검증과 소액주주 의견 수렴이 사실상 필수 절차로 자리 잡으면서 거래 구조는 복잡해지고 있다. 에코마케팅, 더존비즈온은 사외이사 중심 특별위원회를 통해 공개매수 가격의 적정성과 소액주주 보호 여부를 사전 검증하고 찬성 의견을 표명했다. 지난 2월 법무부가 배포한 ‘이사 행위규범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절차를 강화한 것이다.
동시에 주주들의 눈높이 역시 높아지면서 상장폐지 공개매수를 사이에 둔 줄다리기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 확대와 주주환원 요구 강화로 공개매수가가 기업가치 대비 낮다고 판단될 경우 참여를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만 제시하면 공개매수가 비교적 수월하게 성사됐지만 최근에는 소액주주들이 기업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반영해 가격을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상장폐지 목적 공개매수 증가 추세는 이어지겠지만 실제 성사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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