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무기 삼은 삼성전자 노조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성과급 문제로 투쟁 중인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23일 집회 당일 야간 시간대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 생산 실적이 58.1% 급락했고, 메모리 생산 실적은 18.4% 하락했다고 밝혔다. 총 18일간 총파업을 단행한다면 회사에 30조원 이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추산도 덧붙였다.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지만 협박에 가깝다. 

반도체 공장의 특성상 가동 중단은 단순히 생산이 늦어지는 정도가 아닌 수율(양품 비율) 하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현재 반도체 초호황을 가져온 D램, 낸드 부족 사태에 대형 고객사에 제때 납기를 못하면 거액의 위약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고객사로 이탈할 우려도 있다.

삼성전자는 거대한 반도체 생태계의 정점에 자리하고 있다. 잠깐의 파업과 손실이 거대한 반도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결국 최종 소비자인 모든 국민이 그 영향을 받게 된다. 파업을 전제로 한 회사의 손실을 무기로 삼아서는 안 된다. 

자본가와 노동자는 비대칭적 위험 부담을 지고 이를 임금과 성과급에 반영한다. 자본가는 손실의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무한한 이윤을 추구할 권리를 갖는다. 반면 노동자들은 손실의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안정적인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임금으로 받는다. 지금은 반도체 초호황기지만 2023~2024년 반도체 사업부가 대규모 적자를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에 대한 투자도 좌시하기 어렵다. 

최근 취재원과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인공지능(AI) 얘기가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사 업무의 90% 이상을 AI가 차지했다는 것이다.

상황은 이렇다. 요청받은 보고서 작성 초안을 AI에게 맡긴다. 타 부서들과 협업하기 위해 초안을 보낸 뒤 1시간 만에 여러 부서의 피드백이 돌아왔다. 모든 부서가 AI를 활용해 만들었다. 이렇게 살이 붙은 보고서를 다시 AI로 종합해 작성한다. 보고를 받은 임원이 이것저것 필요한 사항을 요구하자 다시 AI를 시켜 종합해 최종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 모든 작업이 반나절도 채 걸리지 않았다. 초안은 물론 최종 보고서까지 모두 AI가 쓴 것이다. 여러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숫자 속의 의미를 찾아내는 과정도 AI가 맡았다. AI로 시작해 AI로 끝맺음을 한 이 보고서를 받아든 최고경영자(CEO)는 보고서 전체를 AI에 입력하고 마법의 주문을 외운다. 

"핵심만 요약해서 다시 알려줘."

일련의 보고서가 한 페이지의 요약본으로 다시 탄생하기까지 개입한 사람은 총 10여 명에 달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10명이 썼을까? AI가 썼을까? 보고서 내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은 누구일까? 당연한 얘기지만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10명보다 AI가 더 많은 것을 알 수밖에 없다.

AI의 놀라운 생산성에 대한 얘기였지만 반대로 말하면 놀라울 정도로 우리가 비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인간이 전혀 개입하지 않고 스스로 알아서 작동하는 방향으로 AI가 진화하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 인간이 바로 비효율성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위험한 화학물질을 다루는 반도체 공정에도 수많은 로봇들이 이미 활동하고 있다. AI가 자동으로 생산하고 관리까지 하는 공장도 더 이상은 꿈이 아니다. 이미 이런 움직임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무인 공장을 목표로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AI가 반도체 회로 설계를 맡고 AI를 탑재한 로봇들이 유독성 화학물질을 다루고 여러 설비에 웨이퍼를 옮겨다 놓는다.

검사 및 미세 조립 등 후공정 과정도 AI가 맡는다. 노동자의 자리를 AI와 로봇들이 차지하게 되면 숙련 노동자라는 개념도 사라지게 된다. 지금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 로봇 도입을 고려한다고 말하지만 나중에는 노동계와 마찰을 피하기 위해 무인 공장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명분을 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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