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 반도체 호조는 변수"

  • 알버트 박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 간담회

  • "고유가 고착시 韓 성장률 0.9%p 하락 추정"

  • "원화 국제화, 국채 담보 활용도 고려해야"

알버트 박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4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기자단과 간단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알버트 박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4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기자단과 간단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알버트 박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훼손으로 고유가가 지속되면 한국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 수석은 중동 분쟁이 종료되더라도 파괴된 에너지 인프라 복구에 수년이 걸려 '더 높고 오래 지속되는 유가' 환경이 고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2026년 0.9%포인트, 2027년 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지난 4월 ADB가 내놨던 한국의 2026년, 2027년 성장률은 각각 1.9%였다. 

ADB는 새로운 기준 시나리오에서 2026년 유가가 평균 배럴당 96달러, 2027년 80달러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 수석은 "단순한 해협 통과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생산능력의 핵심 인프라가 파괴돼 복구에 3~5년이 소요될 것"이라며 공급 측면의 구조적 제약을 강조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아시아권 타국가보다 높다는 점이 우려로 꼽혔다. 물가는 에너지 가격의 2차 파급효과로 인해 상방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은 "한국의 1분기 반도체 수출 호조가 성장 둔화를 일부 상쇄할 수 있지만, 중동발 원자재 공급 차질이 반도체 생산 확대를 가로막을 위험도 공존한다"며 "전체적인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수치가 ADB의 전망 수정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해당 수치는 중동 위기라는 부정적 외부 충격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순수한 타격의 크기를 추정한 것"이라며 "실제 성장률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같은 상쇄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ADB는 반도체 실적과 중동 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한국 경제의 수정 전망치를 오는 7월 ADO 업데이트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른 정책 대응으로 박 수석은 "광범위한 보조금은 고소득층에 혜택이 집중되고 재정 부담을 키우므로 피해야 한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 신호를 경제에 전달해 소비자와 기업이 스스로 효율을 높이도록 유도하되, 지원은 취약 계층에만 정교하게 타겟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중앙은행을 향해서는 "에너지 비용이 다른 물가로 전이되는 2차 파급효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되, 너무 이르게 금리를 올려 투자와 성장을 가로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현재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반도체 사이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박 수석은 "과거와 달리 이번 사이클은 AI가 주도하고 있다"며 "AI가 실제 생산성 향상을 보여준다면 이번 사이클은 꽤 '긴 생명력'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 중 최대 8개가 중동에서 공급된다는 자료도 있다"며 "분쟁 장기화로 관련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거나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수요가 강력하더라도 공급 확대가 제한돼 성장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원화 국제화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함께 배석한 유지 야마시타 ADB 수석은 "진정한 원화 국제화를 위해서는 재화와 서비스 결제 수단을 넘어 국채를 함께 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 국채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유동성이 높고 신뢰할 수 있는 자산이 됐다"며 "한국 국채를 국경 간 거래의 담보로 활용할 수 있다면 투자자들이 통화와 국채를 하나의 패키지로 보게 되고, 원화는 상품 거래뿐 아니라 금융거래 전반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6_외국인걷기대회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