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책, 밀양 책방까지 안 내려와…뭘 해도 안 될것 같아"

  • 문체부, 밀양 지역서점 5곳과 현장 간담회

  • 서점들 어려움 토로…"학교 납품 개선돼야" 목소리도

  • 최휘영 "책은 공공재…균형배정·납품·도서정가제 챙겨볼 것"

최휘영 장관이 14일 경남 밀양 청학서점에서 열린 사진문체부
최휘영 장관이 14일 경남 밀양 청학서점에서 열린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를 가진 후 간담회 참석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문체부]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탔을 때 저희 서점에는 2주동안 책이 한권도 안 내려왔어요. 이제야 조금씩 내려오네요. 고객들이 '지역 서점에 책 사주려고 오랜만에 왔는데 이게 뭐냐. 인터넷에서는 한강 책 다 팔고 있는데 서점에 책이 없는게 말이 되냐'고 하더군요. 수치스러웠어요." 


2대째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지역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신창섭 청학서점 대표는 14일 청학서점 산문점에서 열린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이처럼 말했다.

신 대표는 "한강 작가나 유명 정치인들이 책을 내면 거래처 대부분이 서울이기에 책이 안 내려온다"며 "이런 일을 몇 번 겪으니 대박 서적이 아예 안 나오면 좋겠단 생각까지 들었다. 너무 힘빠진다"고 토로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밀양의 5개 지역서점(청학서점 삼문점, 청학서점 밀고점, 동아서점, 미리벌서점, 동행서림) 대표들을 만나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들었다.

최 장관은 신 대표의 고충을 듣고 "책도 공공재의 성격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곳곳에서 책을 보고 싶어한다"며 "특정사업자가 중간에서 책을 챙기는 게 많은지 살펴보고 균형 배정될 수 있는 방안을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최 장관은 "우리나라의 독서율이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사랑방 역할을 해주는 지역서점이 계속 줄고 있다"며 "대통령님이 기초단체장하실 때부터 관심이 많으셨던 만큼, (개선하도록) 저를 계속 쪼으신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도서관에 대한 납품 등 여러 제도적 개선을 통해 지역책방들이 존재하는 데 필요한 여건을 만들기 위해 애쓰겠다"고 강조했다.

지역서점 대표들은 "뭘 해도 안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찬희 미리벌서점 대표는 "납품은 차치하고 서점에 사람이 없다"며 "코로나 이후에 소매패턴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뒤 손님이 안 돌아온다. 그게 제일 문제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해결) 방법을 연구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학교 납품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관섭 동아서점 대표는 "학교는 도서관이 아니더라도 책을 많이 구매하지만, 상당부분의 물량을 인터넷 업체에서 구매한다"며 학교 행정 시스템 내에서 온라인 서점 대비 지역서점의 도서 구매 과정이 복잡한 점을 지적했다. 이외에도 관내에 매장이 없는 허울뿐인 지역서점이 학교납품을 가로채는 등의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청도 있었다.

도서정가제에 대한 개선도 요구했다. 신창섭 대표는 "현행 도서정가제는 사실상 15% 할인 고정제"라며 "소위 말하는 교보, 알라딘, 예스24 빅3사가 15% 할인을 유지하기에 모든 서점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년 넘게 15%를 유지하다가 작년부터 너무 힘들어서 10%로 줄였다"며 "15% 할인시, 남은 10%에서 물류비, 월급 등을 제한 2~3%로 견디고 있다"고 했다.

최 장관은 학교 납품과 관련해서는 "교육부와 얘기를 나눠보겠다"고, 도서정가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완할지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문체부는 지역서점의 운영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 의견도 수렴해 내년도 예산 수립 과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현장 간담회를 바탕으로 지역서점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주민과 관광객이 언제든 지역서점을 찾아 함께 읽고, 소통하며, 책을 매개로 다양한 경험을 즐기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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