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호구냐" 삼성전자 DX 폭발···소송전에 노조 분리 움직임까지

  • 모바일·가전 구성원, 노태문 사장에게 별도 공식 면담 요청

  • "반도체 사업 적자일 때 우리가 보전하지 않았나"

  • 전문가들 "'원 삼성' 가치 분열 안타까워"

삼성전자의 DX 부문 노동조합원들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DX 부문 노동조합원들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모바일·가전 등 완제품 사업을 이끄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반도체(DS) 중심의 노동조합 운영과 성과 보상 요구안에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노조 분리' 가능성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DX 부문 조합원으로 구성된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노조)은 이날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 부문장(사장)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현재 진행 중인 노사 임금교섭 과정에서 DX 직원이 소외되고 있다는 판단에 별도의 대화 테이블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일부 DX 소속 조합원들은 초기업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한 상태다. 이날 가처분 첫 심문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실에서 불법적으로 만든 교섭요구안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초기업노조는 전체 가입 조합원의 70% 이상이 DS 소속이다.
 
DX 조합원들의 가처분 신청을 대리하는 이돈호 변호사는 "현재 삼성전자 노사 협의를 주도하는 노조는 일부 직원들의 이익만 대변하고 있다"며 "조합이 DS 부문과 DX 부문 전체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DX 부문 직원들이 폭발한 표면적인 이유는 왜곡된 보상 체계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반도체 사업 불황으로 DS 부문이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때, 스마트폰과 가전은 견고한 매출을 유지하며 전사 실적을 뒷받침해 왔다. 하지만 최근 사측이 실적 악화를 이유로 성과급 지급에 난색을 보이자, 초기업노조는 DX 부문에 대한 지원 사격은커녕 이들의 성과급 보상안을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며 내부 갈등을 키웠다.
 
특히 비메모리 분야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의 경우 재무제표상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내고 있음에도 이들의 실적 보전 요구안이 최우선 순위에 배치돼 있다. 이에 DX 부문 내부에서는 "우리가 반도체 적자를 메우는 호구냐"라는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온다.
 
동행노조는 지난 4일 임금 교섭을 위한 공동대응 철회를 선언하며 "특정 분야의 조합원이 아닌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에도 초기업노조 등은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 없다"고 밝혔다.
 
익명 커뮤니티와 오픈 채팅방 중심으로 DX 부문만 분리한 별도 노조를 설립해야 한다는 '노조 분리론'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실제 DX 부문 조합원들은 독립 노조 구성을 통한 자체 교섭권 확보 등을 본격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성과급 잔치 속 '원(ONE) 삼성'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DS 부문이 만든 반도체가 DX 부문 완제품에 활용되며 사업 간 시너지를 내는 기업이 삼성전자"라며 "보상 체계를 놓고 구성원들의 정체성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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