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이제 변호사급" 결혼시장서 배우자 가치 '훌쩍' 올랐다

  • 결혼정보회사 '배우자 지수' 84→87점으로 올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억대 성과급이 화제가 된 뒤 삼성전자의 성과급 합의안이 확정된 가운데 결혼 시장에서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원들의 ‘몸값’이 변호사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결혼정보회사 ‘선우’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 직원의 '배우자 지수'가 84점에서 87점으로 올랐다”며 “배우자 지수는 원래 거의 변동이 없어 3점씩 오른 건 특별한 경우”라고 언급했다.

사회경제적 능력·신체적 매력·가정 환경 등을 종합해 산출하는 해당 회사의 ‘배우자 지수’에선 90점 등급에 변호사 등의 직군이 포함돼 있다.

선우 측 관계자는 “지수는 3점이 올랐지만 커플 매니저들 체감은 10점 이상 오른 느낌”이라며 “현실적 여건을 중시하는 결혼 적령 세대의 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닉스는 아직 지수 상향 조정이 안 됐지만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만나보시겠습니까’ 물어봤을 때 거절률이 줄어들고 (매칭)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결혼정보회사인 ‘가연’ 관계자도 “회원들이 반도체 호황을 자주 언급한다”며 “연봉·성과급으로 안정적 삶을 빨리 꾸릴 수 있는 데다, AI(인공지능)에 대체될 위험도 적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 협상에 따르면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 직원의 경우 연봉 1억 원에 인당 6억 원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3년간 호황이 지속된다면 직급에 따라 20억~30억 원의 성과급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호황에 부동산 시장 또한 들썩이고 있다. 용인 수지, 수원 영통, 화성 동탄 등 경기 남부권과 송파·강남 등 서울 동남권은 삼성전자·하이닉스 사업장행 셔틀버스가 닿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으로 꼽혀 이곳의 집값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기업의 내부 성과 분배로 인한 박탈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직장인들이 모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이같은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 중 경찰청 게시판에는 삼성전자 성과급 합의 후 20개가 넘는 글이 올라왔다. 이들은 “10년을 일해도 1년 성과급을 따라갈 수 없다”, “백날 수사하고 밤새워 근무하고 시험공부 해서 계급 하나 올리면 남는 게 뭐냐”, “벌금·범칙금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푸념이 이어졌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신재용 교수는 이같은 현상이 인공지능(AI) 시대가 불러온 거대한 사회적 변화의 시작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엔비디아나 테슬라처럼 급격한 생산성 증대의 수혜를 특정 기업 임직원들이 예기치 않게 누리는 현상은 앞으로 꾸준히 제기될 문제”라며 “이런 막대한 이윤을 협력업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와 어떻게 배분할 지가 시대적 고민이 됐다. 기업은 국가에 세금, 협력업체엔 대금, 고객엔 제품을 제공했다. 기본적 가치 분배가 이뤄졌으니 조심스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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