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TV "한 달 내 호르무즈 봉쇄 해제" 발표…백악관 "완전 날조"

  • 이란 강경파는 "미국 제재 완전 해제가 먼저" 주장하며 반대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의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의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이란 국영 TV가 미국과 이란의 휴전 양해각서(MOU) 초안을 입수했다면서 한 달 내 호르무즈해협의 통행을 전쟁 이전으로 복원하고 미군은 지역에서 철수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미 백악관은 "완전한 날조(complete fabrication)"라고 반박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 TV는 이런 내용의 14개 항으로 구성된 초기 비공식 합의 초안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 합의를 두고 "해협에서 (이란의) 힘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평화로 가는 잠재적 길을 놓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국영 TV는 또 협정안에서 호르무즈해협의 관리는 이란이 오만과 협력해 맡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란 국영 TV는 또 이란 정부가 '실질적 검증(tangible verification)' 없이는 추가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60일 내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구속력 있는 결의안으로 승인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미 백악관은 즉각 반박했다. 백악관 신속대응팀은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을 통해 "이란 정부가 통제하는 미디어가 보도한 (휴전) MOU가 공개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완전한 날조"라면서 "이란 국영 매체가 내보내는 것을 믿어서는 안 되고, 팩트(사실)가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미 의회 전문지 더힐은 이에 대해 "아직 공개적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4일 이란과 60일 이내에 최종 합의하기로 했으며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날인 25일 미국은 이란 남부 지역을 공습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카타르에서 회담이 진행됐으니, 진전이 있을지 지켜보면 될 것"이라며 "초안에 있는 일부 문안을 두고 논의가 오가고 있어 며칠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헤란발 기사를 통해 이란 초강경파 정치인들이 미국과의 협상에 임한 자국 대표단을 맹렬히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국회와 국영방송 등에서 주요 직책을 차지하고 있는 '파이다리 계파' 주요 인물들은 라이벌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부여한 권한을 넘어 행동했다고 비판했다.

파이다리 계파 진영의 강경파인 마무드 나바비안 의원은 "이란은 초강대국이 되었다"면서 갈리바프 의장과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협상에서 최대한의 조건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바비안 의원은 미국이 의회 승인을 받아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를 해제한 뒤에야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이 이란의 전쟁 피해에 대해 배상금을 지급하며, 향후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독점적으로 관리하고 통행료를 거둬가는 등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 정도의 결과가 아니라면 "이란은 완전한 패배자이고 미국이 완전한 승자가 될 것"이라는 게 나바비안 의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온건파와 개혁파 정치인들은 강경파의 정치적 입지가 약화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긴장을 고조하며 정치적·사회적 제한을 가하려는 강경파의 노선에 국민들이 지쳤다고 지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게다가 이란 전역에서는 일부 특권층을 제외하고는 몇 달째 인터넷이 차단된 상황이며, 이는 강경파가 줄곧 주장해 온 것이다.

최근 국회의장 선출에서도 실용주의 성향인 보수파 갈리바프 현 의장이 235표를 얻어 1년 연임에 성공했으며, 파이다리 계파 후보는 29표에 그쳤다. 한 이란 정권 관계자는 "파이다리 계파는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환자가 됐다"면서 "국민들이 정부 정책에 환멸을 느끼게 된 것에는 그들이 일부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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