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임금 양극화 심화…저소득층 '적자 소비'도 확대

  • 300인 이상·미만 사업체 임금 격차 277만원

  • 실질임금 증가율 0.1% 그쳐...체감경기 '냉랭'

  • 하위 20% 소비성향 155%..."빚내 생활" 구조 심화

서울 종로구 동묘 벼룩시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동묘 벼룩시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출 대기업 중심의 성과급 확대 영향으로 올해 1분기 평균 임금 지표는 개선됐지만 서민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임금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저소득층은 소득보다 소비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며 '적자 소비' 구조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고용노동부가 28일 발표한 '2026년 4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은 455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14만9000원) 증가했다.

다만 물가 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384만7000원으로 1.3%(4만9000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명목임금 상승분 상당 부분이 상쇄됐다.

특히 경영성과급·특별상여 지급이 집중되는 3월에는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가 더욱 두드러졌다. 상용 300인 이상 사업체의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651만2000원으로 300인 미만 사업체(374만3000원)의 약 1.7배 수준이었다. 절대 임금 격차는 276만9000원에 달했다.

상용근로자의 특별급여는 52만6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4% 증가했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수출 대기업 중심의 성과급 지급 확대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내수 부진과 고금리 여파를 겪는 중소 사업체들은 성과급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임금 양극화 체감도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숙박·음식점업의 3월 임금총액은 234만3000원으로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실질임금 증가세도 미미했다. 3월 실질임금은 356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이어가면서 체감 임금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임금 격차와 실질임금 정체는 가계 지표에서도 확인됐다. 같은 날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48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소비지출은 310만5000원으로 5.3% 늘며 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가구 흑자액은 123만9000원으로 3.1% 감소했고 평균소비성향은 71.5%로 1년 전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7만원으로 2.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소비지출은 7.3% 늘었다. 이들의 평균소비성향은 155.3%로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가 더 많은 적자 구조가 이어졌다. 사실상 빚을 내거나 기존 자산을 줄여 생활비를 충당하는 가구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반면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37만8000원으로 4.2% 증가했고 처분가능소득도 5.1% 늘었다. 소비지출 역시 6.9% 증가했지만 평균소비성향은 57.7% 수준에 머물렀다.

소득 격차 역시 확대 흐름을 이어갔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5.91배로 전년 동기(5.82배)보다 상승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가구원 수 차이를 반영해 실질 생활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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