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티어급 성능을 갖춘 중국산 대형언어모델(LLM)이 미국 모델 대비 최대 20분의 1 수준의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워 국내 AI 에이전트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딥시크에 이어 미니맥스까지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비용 부담을 느끼는 국내 기업들의 '중국산 AI 갈아타기'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28일 IT업계에 따르면 중국 AI 스타트업 미니맥스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니맥스는 지난 3월 발표한 최신 모델 M2.7의 출력 토큰 가격을 100만 토큰당 1.2달러로 책정했다. 이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소넷 4.6(100만 토큰당 15달러)의 8%, GPT-4o(100만 토큰당 10달러)의 12% 수준이다. 클로드 오퍼스 4.6(25달러) 대비로는 약 20분의 1에 불과하다.
미니맥스는 지난 1월 홍콩 증시에 상장한 상하이 소재 AI 기업이다. 알리바바·텐센트·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해 있으며, 기업 가치는 지난해 기준 40억 달러에 달한다. M2.7은 에이전트 코딩과 툴 사용에 최적화된 추론 모델로, 오픈라우터 등을 통해 API 접근이 가능하다.
중국산 AI가 이처럼 가격 공세에 집중하는 전략적 배경에는 AI 에이전트 시장의 구조적 특성이 있다. 스탠퍼드 디지털이코노미랩이 발표한 논문 '에이전트 코딩 작업의 토큰 소비 분석 및 예측'에 따르면, 에이전트 작업은 코드 추론·채팅 방식 대비 최대 1000배에 달하는 토큰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전트는 매 단계마다 이전 전체 대화 맥락을 재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이 길어질수록 '컨텍스트 눈덩이' 현상이 심화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단순 챗봇 사용에서는 수십 원 수준이던 API 비용이, AI 에이전트를 통한 업무 자동화로 전환될 경우 수백 배 이상 폭증할 수 있는 구조다.
비용 부담이 현실화하면서 국내 스타트업들도 잇따라 대응에 나서고 있다. AI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일부 스타트업들은 GPT나 클로드 기반 시스템을 딥시크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 AI 개발사 관계자는 “수익 구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높은 토큰 가격이 재무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어, 중국산 AI의 채용은 필수가 됐다”며 “완전 대체는 아니지만 대다수의 기업이 일부라도 딥시크 등을 도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기업들도 딥시크·미니맥스 등 중국산 LLM을 내부 테스트용으로 도입해 성능과 비용 효율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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