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직격탄에…은행권, 관리업종 대출 고삐 죈다

  • 상반기 중점관리산업 대상 확대

  • 은행 부채 확대 경계감 커져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환율과 고유가로 기업들의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권이 전방위적인 대출 건전성 관리에 돌입했다.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높아지자 업황이 부진한 산업을 중심으로 대출 심사를 강화하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A은행은 정기 산업 평가를 거쳐 올 상반기 중점 관리 산업으로 주철관 제조업, 섬유 원단 및 섬유제품 소매업, 면세점을 신규 선정했다.

이 중 섬유업은 중국·동남아 등 저가 생산국과의 가격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구조적 침체를 겪고 있는 대표적인 취약 업종이다. 면세점 역시 중국 경기 둔화와 다이궁(보따리상) 감소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B은행은 금속제조업을 중점 관리 업종으로 추가했다. 은행권이 공통적으로 관리 산업으로 분류하는 금속제조업 역시 공급 과잉 업종으로 꼽힌다.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까지 겹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들이 취약 업종 관리에 적극 나서는 데는 기업 부실이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전 분기보다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기업여신 부실채권만 1조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연체 부담도 커지고 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2022년 말 0.23%에서 올해 4월 0.46%로 두 배 상승했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같은 기간 0.26%에서 0.59%로 상승폭이 더 컸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등급 및 업황 전망을 바탕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 생산적 금융으로 기업 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사후 관리를 강화하고 신용 위험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은행들의 기업대출 심사는 더욱 깐깐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기업들은 고환율·고유가에 이어 고금리 부담까지 떠안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한국은행의 '2026년 1분기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에 따르면 은행의 2분기 대기업 신용위험지수는 전 분기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기간산업이 방치되면 지역 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며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와 전통 산업을 포용하는 당국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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