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궁궐 걷기] "도심서 고즈넉한 자연 감상…내년에도 참가할래요"

  • 아주경제 개최 '2026 서울 외국인 궁궐 걷기 대회' 성료

  • 외국인 참가자 다수…"궁궐 무료로 거닐 수 있어 좋아"

  • "이번 행사, 韓 문화 더 깊이 탐구하고 알아가는 계기"

  • "관리 잘 돼 있어 매우 청결…창덕궁 가장 인상 깊었다"

  • 왕궁 옷 체험도…"부모님과 처음 입어봐 색다른 경험"

2026 서울 외국인 궁궐 걷기대회 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presscom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놀이마당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 외국인 궁궐 걷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줄지어 가고 있다. [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press.com]
아주경제신문이 주최한 '2026 서울 외국인 궁궐 걷기대회'가 31일 성황리에 마무리된 가운데 대회에 참여한 시민들과 외국인들은 고궁을 걸으며 역사와 자연을 오롯이 느꼈다. 

이번 궁궐 걷기대회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조계사를 반환해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됐다. 총 거리는 약 7㎞로 약 2000명의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가족, 친구, 지인들과 같이 서울을 매력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행사 개최식이 열린 광화문광장은 2020년부터 약 2년간 조성 사업이 진행됐고, 이후 2022년 8월 시민들에게 개장됐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그룹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 등으로 전 세계에 알려져 국내외 관광객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날 참석자들의 호응도 화창한 날씨 만큼이나 매우 뜨거웠다. 친구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중국인 유학생 타오예(27)씨는 "한국에 온 지 4~5년 됐는데, 평소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며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데, 특히 한국 민화에 관심이 많아 궁궐을 직접 보고 체험하고 싶어 참가했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에서 친구들과 참가한 이진희(35)씨는 "직장이 광화문 근처라 평소에도 종종 걷긴 했는데, 이번 걷기대회를 해보니 이 공간이 색다르게 느껴졌다"며 "특히 경복궁 외에 평소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궁궐까지 이번 기회에 둘러볼 수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한국 고유의 멋과 정취를 즐기기 위해 찾은 외국인 참가자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행사장에는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인도, 베트남, 멕시코 등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온 1200여 명의 외국인이 고궁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탈리아에서 온 키아라 시카씨왼쪽와 인도에서 온 살로니 샤즈마씨가 궁궐 내를 돌아보고 있다 사진강상헌 기자
이탈리아에서 온 키아라 시카씨(왼쪽)와 인도에서 온 살로니 샤즈마씨가 궁궐 내를 돌아보고 있다. [사진=강상헌 기자]
서울 거주 4년 차인 이탈리아인 키아라 시카(29)씨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궁궐 걷기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한국의 역사를 더 깊이 있게 배우고 싶다면 고궁을 직접 거닐며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이 행사를 적극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시카씨와 함께 참가한 인도인 살로니 샤즈마(29)씨는 "저도 한국에 온 지 어느덧 4년 반이 지났는데, 가족이나 친구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고궁 등 역사적 명소로 안내한다"며 "수많은 참가자, 그리고 소중한 친구와 함께 발걸음을 맞추니 행사의 의미가 더욱 깊게 다가온다"고 미소를 지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중국인 직장인 류루이양(30)씨와 쉐쯔쉬안(27)씨 역시 이번 궁궐 걷기대회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류루이양씨는 "우리 둘 다 역사적인 명소 방문을 즐겨서 참여하게 됐다"며 "도심 한가운데서 고즈넉한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라 이 특별한 경험을 주변 지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쉐쯔쉬안씨도 "고궁을 관람하려면 보통 입장료를 내야 하는데, 이렇게 다채로운 궁궐을 무료로 거닐 수 있어 무척 좋다"며 "평소 쉽게 접하기 힘든 귀중한 기회인 만큼 내년 대회에도 꼭 다시 참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인 사이인 중국인 푸중이(28)씨와 프랑스인 마일리스(31)씨는 고궁을 배경으로 함께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푸중이씨는 "현대적인 빌딩 숲과 전통적인 궁궐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풍경이 경이롭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진면목을 깊이 이해하게 해준 멋진 경험"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마일리스씨 역시 "이번 고궁 걷기 행사는 한국 문화를 더 깊이 탐구하고 알아가는 훌륭한 계기"라며 "무엇보다 고즈넉한 고궁은 최고의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 완벽한 배경이 돼준다"고 활짝 웃었다.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놀이마당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 외국인 궁궐 걷기대회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presscom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놀이마당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 외국인 궁궐 걷기대회'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press.com]
가족 단위로 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미국에서 온 거하드 크슈웬트씨(59)는 가족과 함께 궁궐을 걸으며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그는 "전통 궁궐 곳곳을 직접 거닐어 보니 무척 흥미롭고 즐거운 경험"이라면서 "서양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한국 고유의 문화에 깊은 매력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2년 연속 걷기 대회 행사에 참여한 최철규(30대)씨는 "작년 대회에 이어 올해도 참가했는데, 올해 코스가 작년보다 더 길었던 느낌"이라며 "평소에도 어머니와 같이 산책하고 운동하는 걸 즐기는데, 좋은 날씨 속에서 멋진 풍경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밝혔다.

아이와 함께 참여한 신해원(38)씨는 "주말마다 아이랑 어디 갈지 고민이 많았는데, 기사를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신청했다. 그냥 걷기만 하는 게 아니라 궁궐과 문화유산도 같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날씨가 더워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이도 생각보다 재미있어하고 인상 깊은 행사였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참가한 신재임(48)씨는 "단순히 '경복궁 구경 가자'고 하면 아이가 지루해하기 십상인데, 걷기 대회라는 목적이 생기니 자연스럽게 나들이에 나설 수 있었다"며 "주말 아침 일찍 일어나 걷다 보니 하루를 알차게 시작할 수 있고, 무엇보다 아이에게 유익한 현장 학습이 되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놀이마당 일대에서 2026 서울 외국인 궁궐 걷기대회에서 1등으로 도착한 중국인 참가자 가오신잉Gaoxinying과 진즈잉Jinzhiying이 도착점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531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놀이마당 일대에서 '2026 서울 외국인 궁궐 걷기대회'에서 1등으로 도착한 중국인 참가자 가오신잉(Gaoxinying)과 진즈잉(Jinzhiying)이 도착점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약 1시간 25분이 지나자 선두에서 출발한 그룹이 가장 먼저 종료 지점을 통과했다. 이날 1등으로 완주에 성공한 중국인 가오신잉(30)씨와 진즈잉(32)씨는 피니시 라인 앞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진즈잉씨는 "대부분 걸었지만, 중간중간 잠깐씩 뛰었더니 가장 먼저 들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한국에 온 지 8~9년 됐다. 경복궁은 여러 번 가봤지만, 다른 궁궐들을 이렇게 제대로 둘러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완주를 마친 중국인 뤄슈톈(36)씨는 "지난해 행사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보고 사촌과 함께 참가를 결심했는데, 오늘 4~5마일 정도는 걸은 것 같다"며 "한국 궁궐은 관리가 잘 돼 있어 매우 청결했고, 창덕궁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언급했다. 
 
사진박자연 기자
부모님과 함께 방문한 멕시코인 발레리아씨(오)가 아버지와 함께 왕궁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자연 기자]
이날 걷기 행사가 끝난 뒤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 마련된 메인 무대에서는 밴드 피싱걸즈의 라이브 공연과 마술사 노윤수의 공연이 이어져 시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왕궁 의상과 내의원, 호위무사 등을 체험할 수 있는 K-컬쳐 포토존을 즐기는 참가자들의 모습도 이어졌다. 

부모님과 함께 방문한 멕시코 출신인 발레리아(23)씨는 "고궁 체험을 할 수 있는 걷기 대회가 있다고 해서 부모님과 같이 참석했다"며 "한복은 이전에 입어본 적 있는데, 왕궁 옷은 부모님과 처음 입어봐서 색다른 경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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