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룰' 유력 속 IPO 급랭 조짐...SK·HD현대·LS 등 대응책 부심

  • 중복상장 예외 요건 놓고 당국 고심

  • 주총서 지배주주 의결권 제한 가능성

  • 국내 중복상장 사실상 어려워...기업들 출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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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미나이 생성]

한국거래소가 조만간 발표할 중복상장 금지 가이드라인에서 중복상장의 예외 요건을 어떻게 규정할지가 재계 핵심 관심사다.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3%룰, 소액주주 다수결(MoM) 가운데 3%룰이 가장 유력하지만 다른 요건이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 기업들은 중복상장이 배제된 선택지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며 상장사를 모회사로 둔 자회사가 상장하려면 사전에 모회사 주주의 동의를 받는 것을 핵심 요건으로 한다는 대원칙을 정했다. 

문제는 모회사 주주 동의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할지다. 모회사의 신사업을 별도 회사로 분리해 상장하는 중대한 절차인 만큼 주주총회 일반결의보다 한층 강도 높은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데 관가와 학계 뜻이 일치한다.

한국거래소는 4월로 예정했던 가이드라인 발표를 6월로 미루고 비공개 간담회와 공개 세미나 등을 여러 차례 진행하며 의견을 수렴했고, 최종적으로 3가지 안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출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을 준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특별결의의 경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지배주주)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30~50%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는 국내 상장사 특징을 고려하면 소액주주보다 지배주주의 뜻대로 표결이 진행될 공산이 크다. 소액주주 보호라는 제도 목적을 고려하면 특별결의 요건 준용은 채택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학계에선 소액주주 보호라는 목적을 달성하려면 MoM 제도가 가장 효과적이란 목소리가 크다. MoM이란 지배주주를 배제하고 일반 주주만 참석한 주총에서 과반 찬성을 얻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주주평등원칙에 정면으로 반하고 지배주주를 제외하고 주총을 개최하면 주총 정족수조차 충족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채택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가장 유력한 안은 개정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 시 적용하는 3%룰이다. 지배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한 상태로 주총을 개최해 자회사 상장 안건을 표결에 부치는 것이다. 개정 상법에 이미 적용한 제도인 만큼 법정 정당성이 높고 법안 적용도 용이한 이점이 있다.

재계에선 특별결의를 제외한 나머지 안이 채택될 경우 국내 증시에 모자회사 중복상장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기관과 소액투자자의 절반을 우군으로 확보하는 작업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중복상장 금지를 기정사실로 여기고 대응책 마련에 돌입한 기업이 많다. SK그룹은 지난 2022년 SK에코플랜트의 프리IPO(사전기업공개)로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6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고 올해 7월까지 IPO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중복상장 논란에 이를 철회하고 FI에게 관련 자금을 상환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앞서 SK엔무브와 SK온의 FI 지분도 다시 사들이며 IPO 완급 조절에 나선 바 있다.

HD현대그룹의 경우 HD현대로보틱스가 아픈 손가락이다. HD현대에서 물적분할한 후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한 HD현대로보틱스는 가이드라인이 금지하는 중복상장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HD현대로보틱스가 프리IPO로 산업은행 등 국내 FI로부터 1800억원을 유치한 만큼 추후 이를 되돌려 주기 위해 모회사인 HD현대의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1월 LS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을 철회한 LS그룹의 고심도 크다. 2030년까지 상장을 조건으로 FI로부터 약 3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에식스솔루션즈가 원래 나스닥 상장사였던 점을 고려해 미국 증시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주요 계열사인 LS MnM도 2027년 상장을 목표로 투자를 유치한 만큼 올 하반기부터 FI 자금 회수와 연계한 LS그룹 차원의 고강도 출구 전략이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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