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5선으로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 추진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실제 착공까지는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상승과 금융 부담, 주민 갈등 등이 겹치면서 132개 모아타운 대상지 가운데 실제 착공에 들어간 곳은 1곳에 그치고 있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 시장 5선으로 서울시 정비사업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줄었지만 모아타운 사업은 착공 단계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정 구역 확대보다 착공 전 병목 해소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서울시는 2022년부터 노후 저층 주거지 정비를 위한 모아타운 사업을 추진해 왔다. 모아타운은 다세대·다가구 밀집 지역의 여러 모아주택 사업을 묶어 대단지 형태로 개발하는 정비 모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체 대상지 132개소 가운데 관리계획 승인 고시를 마친 곳은 73개소다. 51개소는 관리계획 수립 단계, 8개소는 대상지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관리계획 승인 이후에도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이주와 철거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현재 착공에 들어간 곳은 강북구 번동 429-114번지 일대 1곳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2년부터 대상지 선정을 시작한 사업인 만큼 계획 수립과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인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변수는 사업성이다. 건설 원가 상승으로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도 공사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모아타운은 사업 규모가 작아 비용 증가분을 흡수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 대상지가 서울 외곽 중저가 주택지에 집중된 점도 부담이다. 대상지는 중랑구 18곳, 강서·강북·광진·성북구 각 9곳 등 비강남권 노후 저층 주거지에 많다. 분양가와 일반분양 수익이 제한적인 지역에서는 공사비 상승과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사업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금융 조달 여건도 녹록지 않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과 금리 부담이 이어지면서 사업비와 이주비 조달 조건이 까다로워졌다. 사업성이 낮은 지역일수록 금융비용 상승이 조합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행정 절차도 변수다. 정비사업은 서울시 심의 이후에도 자치구의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을 거쳐야 한다. 자치구별 행정 역량과 주민 의견 수렴 과정에 따라 사업장 간 속도 차가 벌어질 수 있다.
서울시는 사업이 지연되거나 추진 동력이 부족한 모아타운을 중심으로 SH공사 참여를 확대하는 공공참여형 사업을 보완책으로 내놓고 있다. SH가 참여하면 구역 면적 확대가 가능하고, 민간은행 협력을 통해 총공사비의 최대 70%까지 사업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참여형 모아타운을 통해 사업성이 부족한 지역의 사업 추진을 지원하고 있다”며 “임대주택 규제 완화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노후 주거지 정비를 위해 모아타운은 필요한 정책이지만 지정 구역 확대보다 실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는 사업성과 시장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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