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재계 및 니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도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28~2029년을 목표로 일본에 AI 특화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팩토리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된 차세대 데이터센터다. SK가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결합해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면서도 높은 연산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SK는 우선 2027년 한국에 첫 AI 팩토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후 해외 진출의 첫 대상지로 일본을 선택했다. 일본 내 시설은 현지 기업과 협력해 건설되며, 2028~2029년 가동을 목표로 이미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일본 기업들의 AI 활용 확대를 지원하는 동시에 자사 반도체 기술력을 선보이는 '쇼케이스'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향후 추가 증설이 필요할 경우 해외 생산기지 건설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에 대해 "반도체 장비와 소재 기업이 집적돼 있어 필요한 생태계가 모두 갖춰져 있다"며 "매우 훌륭한 후보지"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개최된 닛케이 포럼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키옥시아 투자 수익의 활용 방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최 회장은 "어디에서 돈을 벌었으면 그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해 큰돈을 벌고 모두 회수해 가버린다면 우리 국민도 좋게 생각하지 않듯, 일본 역시 같은 감정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협력할 분야가 너무 많다"며 일본 반도체 소부장 영역 등의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도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최근 베인캐피털이 키옥시아 공시를 통해 '경영 참여 목적'을 추가한 것과 관련해 SK의 직접적인 경영 개입 가능성에는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러스트(신탁) 구조상의 제약 때문에 키옥시아 경영에 관여하거나 직접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키옥시아는 투자사임과 동시에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이므로 엄격한 경쟁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경영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다른 분야에서의 협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간접 출자 관계인 키오시아홀딩스와 관련해서는 경쟁 관계 속에서도 인재·연구개발·생태계 분야의 다양한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차세대 반도체 국책기업 라피더스에 대해서는 홋카이도 공장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기대하며 필요시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한편, 최 회장은 최근 한일 양국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협력하는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는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일 민간 기업들이 규제 완화와 공동 조달 등을 통해 협력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고, 경제 규범 수립을 주도함으로써 양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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