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人터뷰]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 "ETF 시장 1000조 시대 온다"

  • 개인·연금이 ETF 성장 견인…AI 반도체·전력 인프라 주목

  • "하반기 키워드는 '병목'…전력설비·광통신도 수혜 전망"

사진삼성자산운용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 [사진=삼성자산운용]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순자산 500조원 시대에 진입했다. 개인투자자와 연금 자금이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ETF는 더 이상 기관투자자 중심 상품이 아닌 국민 투자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지난 11일 아주경제와 만나 "ETF 시장은 개인투자자 확대와 연금 자금 유입, 상품 다양화라는 세 가지 축을 기반으로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향후 3~5년 안에 ETF 시장 규모가 1000조원까지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투자 키워드로 '병목(Bottleneck)'을 제시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를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꼽았다.
 

"ETF 500조 시대 주역은 개인과 연금"

김 본부장은 ETF 시장 성장의 가장 큰 배경으로 개인투자자 확대를 꼽았다.

그는 "코로나19 이전 ETF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40% 수준까지 확대됐다"며 "과거에는 기관이 ETF 시장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개인투자자가 시장 성장의 중심축"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금 시장의 성장세를 주목했다. 그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통한 ETF 투자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연금은 단기 자금이 아니라 장기 자금이라는 점에서 ETF 시장의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 수요 확대와 운용사들의 적극적인 상품 공급, 국내 증시 상승이 맞물리며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시장 진화의 상징"
최근 삼성자산운용이 선보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서는 국내 ETF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김 본부장은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으로 향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국내에 없는 상품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미국과 국내 시장 간 상품 격차를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확대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레버리지 상품은 충분한 거래량과 시가총액, 파생시장 유동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수준의 조건을 갖춘 종목이 많지 않아 당장 다른 종목으로 확대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례가 ETF 상품 다양성을 확대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반기에도 AI·반도체가 국내 증시 이끈다"
하반기 국내 주식형 ETF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AI와 반도체를 핵심 투자 테마로 제시했다.

김 본부장은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을 주도하는 산업은 여전히 반도체"라며 "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업황 개선 흐름은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장비·소재·부품 기업까지 낙수효과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반도체 기업이 성장하면 후공정과 패키징, 장비 기업으로 수혜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ETF 자금 역시 반도체 관련 상품에 대한 쏠림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다음은 전력 인프라…하반기 키워드는 '병목'"
김 본부장은 하반기 ETF 시장을 관통할 핵심 키워드로 '병목'을 꼽았다.

그는 "AI 산업이 성장하면서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과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결국 병목이 발생하는 산업이 가장 큰 수혜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설비 부족 현상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줄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변압기와 송배전 설비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전력 인프라 기업들의 성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통신과 네트워크, 우주항공 산업도 병목 수혜 산업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ETF 시장과 격차 줄어들 것"
국내 ETF 시장과 미국 ETF 시장의 차이에 대해서는 시장 규모와 상품 다양성, 세제 체계 등을 꼽았다.

김 본부장은 "미국은 시장 규모 자체가 압도적이고 투자자 선택권도 훨씬 넓다"며 "국내 시장도 규제 완화와 상품 혁신이 이어진다면 미국과의 격차를 점차 줄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 사례처럼 투자자 수요에 맞춘 상품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공급하고, 동시에 투자자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며 "향후 미국이나 홍콩 시장과 유사한 상품들도 점차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TF 시장 1000조 시대 가능…연금 자금이 핵심"
김 본부장은 향후 ETF 시장의 가장 큰 성장 동력으로 연금 자금을 지목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투자 문화가 크게 바뀌었고, 2030세대도 노후 준비와 자산 형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연금 계좌를 활용한 ETF 투자는 앞으로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TF 상품은 앞으로 더 세분화되고 전문화될 것"이라며 "AI 반도체와 전력설비, 우주항공, 광통신 등 새로운 산업과 테마를 반영한 상품들이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개인투자자와 연금 자금 유입이 지속된다면 국내 ETF 시장은 1000조원 시대를 충분히 맞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