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철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인천공항에서 부산·경주권까지 이어지는 이동 체계는 여전히 분절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공항 입국 이후 남부권 고속철도 이동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직결 구조가 끊기면서 서울역 환승, 수하물 이동, 좌석 예약 과정에서 병목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현재 인천공항에서 부산·경주권으로 이동하는 외국인은 공항철도로 서울역까지 간 뒤 KTX로 갈아타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겉으로는 공항과 철도가 이어져 있지만, 실제 이동 과정은 항공·공항철도·고속철도가 하나의 여정으로 묶인 구조와 거리가 멀다.
가장 큰 차이는 인천공항 출발 KTX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인천공항 KTX는 2014년 6월 개통해 하루 22회 운행했지만 이용객 부족과 운행 효율 문제로 2018년 9월 공식 폐지됐다. 이후 인천공항에서 부산·경주·대구 등 지방 주요 도시로 바로 내려가는 고속철도 동선은 사라졌다.
올해 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인천발 KTX도 인천공항 직결 대안은 아니다. 인천발 KTX는 수인분당선 송도역을 출발점으로 하는 사업으로, 인천 남부권과 전국 KTX망을 잇는 효과는 있지만 인천공항 입국객이 곧바로 KTX를 타고 지방으로 내려가는 구조와는 다르다. 인천시가 제2공항철도를 통한 인천공항 연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가철도망구축계획 반영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인천공항 KTX를 단순히 되살리는 방식도 쉽지 않다. 과거 인천공항 KTX는 공항철도 선로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어서 직통열차·일반열차 운행 효율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인천공항과 고속철도망을 다시 잇기 위해서는 선로 용량, 운행 간격, 정차역, 기존 공항철도 수요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현재 구조에서는 항공기 도착 지연, 입국심사 대기, 수하물 수취 시간까지 모두 여행객이 직접 계산해야 한다. 인천공항 도착이 늦어지면 예약한 KTX를 놓칠 수 있고, 여유 시간을 길게 잡으면 서울역 대기 시간이 늘어난다. 외국인 초행객에게는 공항 도착 이후 철도 출발까지의 변수가 모두 개인 부담으로 남는 셈이다.
서울역 환승도 병목으로 꼽힌다. 서울역은 공항철도·지하철·일반철도·고속철도가 겹친 복합역이다. 성수기 혼잡 시간대에는 대형 캐리어를 든 외국인이 층간 이동과 승강장 이동, 탑승 플랫폼 확인을 한꺼번에 처리해야 한다. 철도망은 이어져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끊김 없는 이동’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예약·결제 체계도 따로 움직인다. 항공권, 공항철도, KTX 승차권은 각각 별도 플랫폼에서 예약·결제해야 한다. 코레일이 다국어 앱 개선, 해외카드 결제 단말기 확대, 외국인 전용 교통패스 등 편의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항공 도착 지연이나 입국 소요 시간을 반영해 KTX 일정을 자동 연결하는 통합 예약 체계는 아직 없다.
수하물 이동 역시 남은 과제다.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은 출국 승객의 탑승수속과 수하물 위탁에는 도움을 주지만,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부산·경주로 내려가는 외국인의 캐리어 이동 부담을 해결하는 장치는 아니다. 외국인 철도 수요가 늘수록 환승역의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수하물 이동 동선, 대합실 혼잡 관리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부산역 인근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A씨는 “인천공항에서 KTX를 타고 왔다는 외국인 손님들이 짐이 많아 힘들었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며 “처음 오는 손님들은 서울역에서 갈아타는 과정 자체를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외국인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 개선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항공사·공항·철도를 아우르는 통합 예약 체계는 단일 기관이 추진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편의 개선을 넘어 공항과 철도 정책을 아우르는 중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인천공항 직결 고속철도망, 제2공항철도, 인천발 KTX 공항 연장, 서울역 환승 동선, 수하물 처리 체계, 항공·철도 통합 예약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김해공항을 제2공항처럼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하고, KTX 고속화를 통해 서울-부산 간 이동시간을 1시간 20분대로 단축하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이 서울을 경유해 부산으로 내려가는 동선도 훨씬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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