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수입란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공급 회복이 더딘 데다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24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들어 1일~23일까지 특란 10구의 전국 평균 소비자 가격은 5232원으로 집계됐다. 특란 10구 가격이 월별 평균으로 5000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3786원)과 비교하면 38.2% 상승했고 전월(4476원) 대비로도 16.9% 올랐다.
계란값 강세는 지난해 겨울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란계 살처분으로 공급량이 줄어든 데다 사육환경 개선 정책과 폭염에 따른 생산성 저하 우려까지 겹치면서 수급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미국산·태국산 신선란 2100만개를 공급하고 할인 행사를 병행하고 있으나 시장의 체감 효과는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문제는 달걀이 식품업계 전반에서 활용도가 높은 핵심 원재료라는 점이다. 케이크와 빵, 쿠키 등 제과·제빵 제품은 물론 샌드위치, 소스류, 간편식 등 다양한 가공식품에 폭넓게 사용돼 가격 변동이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베이커리업계는 최근 고환율에 따른 코코아와 버터, 밀가루 등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 여기에 계란 가격마저 오르면서 수익성 압박이 한층 커졌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당장 제품 가격을 조정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원가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고 토로한다. 고물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커진 만큼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가공식품 업계 관계자는 "달걀은 대부분의 제빵 제품에 들어가는 기본 원재료여서 가격 변동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내부적으로 비용을 흡수하고 있지만 원재료 부담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대응 방안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도 "달걀뿐 아니라 버터와 코코아, 밀가루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원가 관리 부담이 상당히 커진 상태"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달걀값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 제과·제빵 제품을 비롯한 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며 26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이 중 계란이 10.2% 뛰며 먹거리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누적된 원가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에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베이커리와 외식 프랜차이즈를 시작으로 전방위적인 가격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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