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이 무산되면서 식품·외식업계가 기대했던 월드컵 소비 효과도 예상보다 빨리 막을 내리게 됐다. 대표팀 경기마다 치킨과 맥주, 간편식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늘었지만 토너먼트 진출 실패로 추가 경기 일정에 맞춰 준비했던 마케팅은 사실상 중단 수순을 밟게 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월드컵 조별예선 K조 경기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이 우즈베키스탄을 3대1로 꺾으면서 한국의 32강 진출은 최종 무산됐다. 한국은 조 3위 국가 간 순위 경쟁에서 상위 8개국에 들지 못하며 9위에 머물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 일정을 마치고 이날 귀국길에 오른다.
대표팀의 토너먼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던 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32강 이후를 겨냥했던 할인 행사와 응원 이벤트, 참여형 마케팅은 대부분 축소하거나 조기 종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개막 전만 해도 특수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북중미와의 시차 탓에 주요 경기가 평일 오전과 낮에 열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월드컵 효과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체코전 승리였다. 출근 전 집에서 경기를 시청하거나 회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응원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평소 한산했던 오전 시간대가 새로운 소비 시간대로 떠오른 것이다. 편의점은 출근길과 거리응원 수요가 겹치며 매출이 늘었고, 외식업계도 영업 시작 시간을 앞당기며 대응했다.
특히 거리응원 인파와 아침 응원족이 동시에 몰린 편의점 상권이 가장 먼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 CU에 따르면 조별리그 3차전 당일 광화문 인근 매장의 얼음 매출은 일주일 전보다 310.2% 늘었다. 생수와 이온음료도 각각 307.8%, 266.8%씩 폭증했다. 무더운 날씨에 야외 응원객이 몰리면서 돗자리(212.4%)와 보조배터리(100.8%) 판매량도 호조를 보였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삼각김밥(122.8%)과 맥주(105.1%) 매출 역시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른 편의점 브랜드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GS25는 첫 경기 당일 오전 시간대 광화문 인근 점포 매출이 전주보다 85.7% 늘어난 가운데 무알코올 맥주 매출이 1367.8%나 급증했다. 두 번째 경기였던 멕시코전에서는 CU 광화문 상권 매출이 전일 대비 약 3.8배, 세븐일레븐 광화문 주요 10개 점포 매출이 304% 증가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마트24 역시 간편식과 식음료 제품군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오프라인 상권의 열기를 활용한 기업들의 마케팅도 이어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스퀘어 대형 전광판을 통해 거리응원 생중계를 진행하며 현장 집객 효과를 누렸다. 국가대표팀 공식 파트너인 오비맥주 카스도 현장 응원 공간을 마련하고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벤트를 운영하며 브랜드 노출을 확대했다.
외식 시장에서는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선전이 확인됐다. BBQ와 bhc는 첫 경기 당시 오전부터 오후 1시까지의 매출이 일주일 전 같은 시간과 비교해 4배 이상 급증하는 성과를 냈다. BBQ는 오전 8시부터 자체 앱 주문을 접수하며 조기 영업에 나섰고, 을지로입구점 등 직장인 밀집 지역 매장에서는 100여 명 규모의 아침 단체 예약이 소화되기도 했다.
살아난 소비 열기는 다음 경기에서도 유지됐다. 멕시코전 당일 BBQ 주요 매장 매출은 평소보다 최대 4.5배까지 증가했으며, 이에 맞춰 본사는 조기 영업 매장 비중을 기존 50%에서 전체의 70% 수준까지 늘려 대응했다. bhc 역시 일부 가맹점의 사전 예약이 100건을 넘어서고 하루 주문량이 600건을 돌파하는 점포들이 나타났다. 교촌치킨 또한 직영점 중심의 조기 영업과 배달 할인 혜택으로 유입 수요를 묶어두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대표팀의 조기 탈락으로 인해 이 같은 상승세는 단발성 이벤트로 멈추게 됐다. 업계는 32강 진출 시 국민적 응원 열기가 한층 더 고조되며 관련 소비 규모 역시 앞선 조별리그 때보다 훨씬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후속 마케팅을 준비해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회가 조기에 끝나면서 특수가 단발성 기록에 머물게 된 점은 아쉽다"며 "다만 시차가 있는 평일 오전 시간대에도 마케팅 방식에 따라 집객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스포츠 이벤트와 연계한 마케팅 전략을 지속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