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7일부터 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과 몽골 국빈 방문에 나선다.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이어 또다시 국제무대에 서는 것이다. 이번 일정의 핵심은 나토에서는 방산, 몽골에서는 자원과 공급망이다. 외교를 위한 외교가 아니라 경제와 산업, 안보를 위한 실용 외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한국 방위산업의 새로운 도약 기회가 될 수 있다. 나토 회원국들은 세계 국방비의 55%를 차지하는 최대 방산 시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은 국방비 증액을 서두르고 있고,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까지 겹치면서 방위력 강화는 유럽 각국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한국은 이미 세계 방산 강국 반열에 올라섰다.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천무 다연장로켓 등은 가격 경쟁력과 성능, 신속한 납기 능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폴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진정한 도약은 개별 국가와의 계약을 넘어 나토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편입될 때 가능하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나토 표준 정보 공유와 방산 협력 확대는 그런 점에서 중요하다. 나토 표준은 단순한 기술 규격이 아니다.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의 입장권과도 같다. 한국 기업들이 나토 체계 안으로 들어가면 유럽 시장 진출은 물론 미래 공동 개발과 공동 생산의 기회도 확대될 수 있다.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은 미래전 분야다. 나토는 드론, 인공지능(AI), 우주, 무인체계 등 차세대 전장 기술 확보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 역시 AI와 반도체, 로봇, 우주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방산 협력은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첨단 기술 경쟁력 확보와 직결된다.
몽골 방문도 결코 부수적인 일정이 아니다. 세계는 공급망 재편과 자원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는 특정 국가 의존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줬다. 배터리와 반도체, 전기차, 인공지능 산업의 핵심 원료 확보는 국가 생존 전략의 문제가 됐다.
몽골은 풍부한 희토류와 구리, 리튬 등 핵심 광물을 보유한 자원 강국이다.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정치적으로도 안정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핵심 광물 협력과 공급망 구축이 구체화된다면 한국 산업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반도 정세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몽골은 북한과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한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온 몇 안 되는 국가다. 남북 대화가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몽골은 중요한 외교적 자산이 될 수 있다. 당장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필요하다.
정상외교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방산 계약은 얼마나 늘어났는지, 나토 공급망 편입은 어디까지 진전됐는지, 핵심 광물 확보는 어떤 결실을 맺었는지 국민은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다.
세계는 지금 안보와 산업, 외교와 경제가 하나로 연결되는 시대에 들어섰다. 방산은 미래 먹거리가 되었고, 광물은 국가 경쟁력이 됐으며, 외교는 산업 전략의 일부가 됐다. 나토에서 방산을 논의하고 몽골에서 자원을 확보하는 이번 순방은 그러한 시대 변화를 보여준다.
대한민국은 수출로 성장한 나라다. 앞으로도 성장의 길은 세계 시장에 있다.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시장을 넓히고 공급망을 확보하며 미래 산업의 기반을 다지는 외교야말로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실용 외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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