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U자형 반도체 벨트'의 완성…해남 솔라시도, 대한민국 AI·반도체 신(新)심장으로 뛴다

  • 삼성전자 17조 원 등 대규모 투자 확정…국가 AI 데이터센터·컴퓨팅센터 집적화

  • "RE100·용수·원스톱 인프라 완비"…수도권 한계 극복할 최적의 대안 부상

  • 황준호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대표 "지산지소형 에너지 자립도시 완성…재생에너지 특별법 통과 시급"

  • 근무 인력에 대한 소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과 해외 명문 교육기관 설립 위한 규제 완화도 제언

솔라시도 개발계획 조감도 CG 사진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솔라시도 개발계획 조감도 CG. [사진=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됐던 반도체·AI 클러스터가 전력과 용수 공급의 한계에 부딪힌 가운데, 전남 해남의 '솔라시도(서남해안기업도시)'가 새로운 돌파구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17조 원 규모의 국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발표하며, 솔라시도는 단순한 간척지를 넘어 대한민국의 글로벌 AI G3 도약을 이끌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솔라시도의 가장 큰 경쟁력은 첨단산업의 필수 조건인 '전력'과 '용수', 그리고 대규모 '부지'를 완벽하게 갖췄다는 점이다. 아주경제는 7일 황준호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솔라시도) 대표이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솔라시도의 입지적 특장점과 향후 비전, 그리고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선결 과제를 짚어봤다.
삼성·SK 등 425조 원 투자의 핵심 종착지, '솔라시도'
지난달 30일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광주·전남 지역에 역대 최대 규모인 425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17조 원이 해남 솔라시도의 국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된다. 다음 달 착공 예정인 삼성SDS 컨소시엄의 '국가 AI 컴퓨팅센터'와 맞물려, 솔라시도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AI 국가 허브'로 거듭나게 된다.
 
황준호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의 배경을 '준비된 인프라'와 '지속 가능성' 덕분으로 꼽았다. 황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전력 부족과 탄소중립(RE100)이라는 장벽에 직면한 상황에서,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현지에서 직접 수급할 수 있는 솔라시도의 실현 가능성 높은 방안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1GW급 데이터센터가 집적화되는 데이터센터파크(DCP)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이는 AIDC(AI 데이터센터)의 유지·보수·관리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생태계 조성의 전형이 될 것"이라며 "막대한 건설 인력 투입은 물론, IT 엔지니어와 데이터 과학자들이 몰려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역이 고부가가치 지식 산업 중심으로 대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준호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대표이사 부사장 사진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황준호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대표이사. [사진=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RE100부터 100만 톤 용수까지"…압도적 입지 경쟁력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팹(Fab) 유치전에서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하지만, 솔라시도의 경쟁력은 독보적이다. 수도권 등 타 지역이 부지를 확보하고도 송전망과 용수 부족, 민원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황 대표는 솔라시도의 입지적 강점을 네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즉시 착공 가능한 400만 평 규모의 가용지다. 토지보상이 완료됐고 인허가가 선행되어 있어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둘째, '풍부한 재생에너지'다. 2019년 가동을 시작한 98MW급 태양광발전소에 이어, 2030년까지 총 5.4GW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산업시설에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
 
셋째는 '충분한 용수'다. 영암호와 금호호의 수자원을 활용해 연중 하루 100만 톤 이상의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도권 못지않은 정주 여건'이다. 황 대표는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니라 주거, 상업, 국제학교, 종합병원 등을 아우르는 복합 에너지 신도시를 조성 중"이라며 "올해 완료되는 스마트시티 사업이 본격 운영되면 미래도시의 전형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적 전력 공급 위한 '유연한 그리드'…"지산지소 체계 구축해야"
​​​​​​​첨단산업의 아킬레스건은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다. 24시간 가동되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재생에너지만으로는 100% 완벽한 전력 품질을 담보하기 어렵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기저부하(베이스로드) 확보를 위한 원전 확대와 LNG 발전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친환경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되, 다원화된 에너지 믹스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활용한 유연한 그리드 체계로 해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 구축과 인공지능 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AI EMS)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고, SMR(소형모듈원전)이나 LNG 발전 등 기저부하 전력도 인근 전력망과 유기적으로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제도적 뒷받침이다.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낭비 없이 지역 내에서 바로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통과가 절실하다. 황 대표는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인근에서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해 저렴하게 첨단 기업에 공급하는 PPA(전력구매계약) 망 구축이 법적 동력을 얻게 된다"며 국회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사진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사진=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차세대 반도체 팹' 유치 청사진…수도권 1극 체제 깬다
솔라시도의 시선은 데이터센터를 넘어 '글로벌 첨단 제조·에너지 융복합 벨트' 완성을 향하고 있다. 고용 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데이터센터의 한계를 극복하고, 진정한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고용 유발 산업의 유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솔라시도는 전력 다소비 첨단산업을 위한 부지를 90만 평 이상 확보하고 있다"며 "전력과 용수 한계로 수도권 투자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솔라시도는 '차세대 반도체 팹'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적지"라고 자신감을 내치쳤다. 나아가 질화갈륨(GaN) 등 미래 전력 반도체와 차세대 ESS 산업의 R&D부터 제조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 인재를 끌어당길 수 있는 과감한 유인책이 동반되어야 한다. 황 대표는 "근무 인력에 대한 소득세 감면 등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해외 명문 교육기관 설립을 위한 규제 완화 등 '라이프케어 특례'가 패키지로 지원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광주~완도 고속도로 조기 완공 등 광역 교통망 확충을 통해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원주민이 주주로 참여하는 '주민 참여형 이익 공유 모델'을 확대하여 개발의 과실이 지역 사회에 선순환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