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75조원 신규 무기 조달 선언…유럽 '안보 자립' 추진

  • 우크라 지원 120조원 유지·호르무즈 항행 자유도 촉구

나토 정상들 사진연합뉴스
나토 정상들. [사진=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500억달러(약 75조4000억원) 규모의 신규 무기 조달 계획을 발표하며 국방력 강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유럽 국가들이 미국에 의존했던 안보 구조에서 벗어나 더 큰 책임을 맡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나토 정상들은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앙카라 정상회의 선언'을 채택하고 500억달러 이상의 신규 조달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은 공동 생산능력 확대와 방산업계 협력을 통해 방위산업 혁신을 가속화하고, 회원국 간 방위 무역 장벽도 지속적으로 낮춰 나가기로 했다.
 
이번 선언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유럽의 방위 역량을 한층 강화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정상들은 "러시아가 유럽·대서양 안보와 안정에 장기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국방비 증액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나토는 지난해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반영해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집단방위와 대서양 동맹에 대한 철통같은 의지를 재확인한다"며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는 미국과 협력해 동맹 방어에 더 큰 책임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유럽 안보 부담을 줄이고 인도·태평양 전략에 집중하는 기조 속에서 유럽의 자주 국방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토는 미래 전장에 대비한 첨단 전력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정상들은 핵과 재래식 전력, 미사일 방어 체계에 우주·사이버 역량을 결합하고, 대서양 전역에서 운용 가능한 전투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도 이어간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나토는 올해 약 700억유로(약 120조4000억원) 규모의 군사 장비와 훈련, 각종 지원을 제공하고, 2027년에도 최소 같은 수준의 지원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선언문은 "우크라이나는 대서양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 정세와 관련해서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의의 메시지는 나토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안보 균형을 더 나은 방향으로 재조정하고 있으며, 이것이 '나토 3.0'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뤼터 사무총장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드론 대응 체계인 '나토 드론 엣지(NATO Drone Edge)' 구상을 공개했으며, 나토 동부 지역으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을 포함한 270억유로(약 46조5000억원) 규모의 연료 인프라 현대화 사업도 발표했다. 이는 정상회의 개최국인 튀르키예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사업과 연계된 프로젝트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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