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형식적인 의결권 공시 관행과 상장지수펀드(ETF) 과장광고 문제를 지적하며 책임 있는 운용을 주문했다. ETF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운용사의 상품 설명과 주주권 행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이찬진 원장이 금융투자협회장 및 삼성·미래에셋·KB 등 20개 자산운용사 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및 주주권 행사 체계 점검 결과와 자본시장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올해 상반기 우리 자본시장은 지수 상승 등 유례 없는 양적 성장과 더불어 쏠림 현상, 변동성 심화와 같은 리스크 요인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며 "최근 ETF가 급격히 성장하고 대표적인 간접투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역할과 책임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ETF 순자산총액은 2022년 78조5000억원에서 2023년 121조1000억원, 2024년 173조6000억원, 2025년 297조1000억원으로 확대됐으며 올해 5월 기준 507조4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 원장은 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점검에서도 여전히 다수의 ‘복사·붙여넣기’ 식 의결권 행사 공시가 확인된 점은 시급히 개선돼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의결권 행사와 공시는 운용사가 투자자의 대리인으로서 피투자회사의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과 이행 결과를 알리는 중요한 창구인 만큼, 투자자가 행사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정책과 공시 체계를 내실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점검 결과 공·사모펀드의 의결권 행사율과 반대율은 개선세를 보였다. 2024년 79.6%, 5.2%였던 행사율과 반대율은 지난해 91.6%, 6.8%로 높아졌고 올해는 91.8%, 8.2%까지 상승했다.
다만 형식적인 공시는 여전히 문제로 지적됐다. 올해 점검 대상 285개사 중 121개사(42.4%)는 절반 이상의 의결권 행사에서 ‘주주총회 영향 미미’, ‘주주권 침해 없음’ 등 구체성이 부족한 사유를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위해 내부통제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전담조직, 수탁자책임위원회, KPI 등 적절한 내부통제 체계를 갖춘 운용사가 주주 활동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CEO 차원의 관심과 개선 노력을 당부했다.
ETF 시장 질서 확립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이 원장은 "운용사의 거짓·과장 광고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며 "특히 업계에 모범이 돼야 할 대형 운용사에서 이러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광고 제작 및 자체 심의 과정에서 정확한 투자 정보가 투자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ETF 운용 과정에서도 유동성공급자(LP) 증권사와 함께 괴리율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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