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AI5' 양산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테이프아웃(Tape-out·시제품 양산)을 마치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의 본격 가동 채비에 들어갔다. 지난해 체결한 22조7000억원 규모의 테슬라 파운드리 공급 계약이 구체적인 생산 단계에 진입하면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 반등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곤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석엔지니어는 최근 자신의 링크드인에 "테슬라 AI5 칩이 테이프아웃을 완료했다"며 "AI5는 삼성의 2나노 공정을 적용해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머지않아 테슬라의 최신 제품에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AI5의 생산 일정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이프아웃은 반도체 설계를 마친 뒤 제조용 데이터(GDS)를 파운드리에 넘겨 시제품 제작과 양산 준비에 들어가는 단계다. 사실상 대량 생산을 위한 마지막 절차로, 프로젝트가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는 의미다.
김 수석엔지니어는 파운드리 제조 공정에 맞춘 최종 설계 데이터 변환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최근 수개월간 미국 팔로알토와 오스틴을 오가며 테슬라 엔지니어들과 협업했다고 전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엑스(X)를 통해 AI5 테이프아웃 사실을 공개하며 삼성전자와 TSMC에 감사를 표했다. 다만 당시 공개된 시제품은 일정상 TSMC 생산 물량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와 165억달러(약 22조700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AI6 생산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테슬라 실적 발표를 통해 AI5 역시 TSMC와 물량을 나눠 생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AI6는 삼성전자가 주력 생산을 담당하고 AI6.5는 TSMC가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AI5 양산 준비가 본격화되면서 테일러 공장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부터 핵심 전공정·후공정 장비 반입을 시작했으며 국내 핵심 엔지니어들을 현지에 투입해 초기 수율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말 시범 가동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 프로젝트를 계기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정상화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테슬라를 비롯해 엔비디아 자율주행칩과 그록(Groq) AI칩 등 대형 고객사 물량이 순차적으로 생산에 들어가면 수익성 개선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퀄컴과 AMD 등 추가 고객 확보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테일러 공장이 삼성전자 북미 파운드리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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