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블룸버그통신이 해운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의 잠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날 해협을 지난 원자재 운반선 6척은 모두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상태였다. AIS는 선박 위치와 이동 방향을 외부에 알리는 장치다.
최근 사흘 동안에도 이 같은 ‘암흑 통항’이 위치가 공개된 통항보다 많았다. 일부 선박은 페르시아만이나 오만만에서 신호가 끊긴 뒤 반대편 해역에서 다시 포착됐다. 위치를 숨긴 채 해협을 건넌 것으로 추정된다.
선박들이 추적을 피하는 것은 미국과 이란이 해협 통과 방식을 놓고 서로 다른 기준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자국 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통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 중부사령부는 선박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항로가 여전히 열려 있다고 주장한다.
남쪽 항로를 이용한 선박들이 잇달아 공격받은 점이 운항을 위축시켰다. 이란군이 최근 일주일 동안 타격한 선박 4척은 모두 오만 무산담반도 북동쪽 해역에 있었다. 위치상 미국이 지원하는 항로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는 AIS를 껐지만 피격을 피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란이 지정한 북쪽 항로를 택하기도 쉽지 않다. 이란이 부과하는 비용을 내야 할 수 있고, 미국 제재 대상이 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암흑 통항은 지난 4월 중순부터 본격화했다. 당시 아랍에미리트(UAE)는 위치 신호를 끈 유조선으로 원유를 페르시아만 밖으로 운송했다. 이 같은 비공개 운항은 전쟁 초기 예상보다 원유 공급 차질이 크지 않았던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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