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블랙 먼데이] 9% 급락에 패닉 빠진 코스피...코스피 급락 불러온 '4개의 트리거'

코스피가 약 9 급락하며 7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연합
코스피가 약 9% 급락하며 7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연합>


한국 증시가 또다시 '블랙 먼데이'를 맞았다. 코스피는 두달여 만에 종가 기준 7000선 밑으로 떨어졌고, 코스닥도 다시 800선이 무너졌다. 시장에서는 이날 증시 폭락이 단순한 대외 악재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투자심리 위축과 수급 악화가 연쇄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증시 급락의 요인으로 '4개의 트리거'를 꼽는다. 
 
① '역김치 프리미엄'에도 급락
13일 개장을 앞두고 시장에선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에 따른 증시상승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른바 '역김치 프리미엄'에 따른 상승 기대감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나스닥 ADR 상장 첫날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는 전혀 아니었다. SK하이닉스는 장 초반부터 낙폭을 키워 종가 기준으로 15.37%나 폭락했다. 증권가에선 '호재성 재료' 소진으로 분석했다. ADR 상장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인식 속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는 얘기다. 이에 더해 ADR과 국내 본주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 가능성 등이 수급 부담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② 2Q실적 전망에 반도체 고점 우려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반도체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웃돌 정도로 높아지면서 상승장에서는 지수를 끌어올렸던 반도체가 흔들리자 코스피 전체의 하락폭도 함께 커졌다. 이와 관련,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HBM 매출 비중이 높은 영향으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률이 시장 예상보다 낮고 차세대 HBM4의 본격적인 양산 효과도 3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AI 메모리 성장세 둔화 우려로 받아들이며 고점 논란을 키웠다.

③ 꺼지지 않는 '중동발 불씨'
증시 급락을 부른 또 다른 요인은 '중동 리스크'의 재부각이다. 주말 사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공방이 격화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빠르게 확산됐다. 블룸버그 단말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월물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4.26% 오른 배럴당 79.25달러,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4.34% 상승한 배럴당 74.51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이 요인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 상장 흥행에도 메모리 업황의 피크아웃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주의 변동성이 커지며 투자자들이 악재성 뉴스와 보고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미·이란 갈등이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지만 글로벌 증시 충격은 이전보다 제한적이었고 국내 증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급 이탈이 낙폭을 키운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④ 하락 증폭시킨 '왝더독' 현상
마지막 요인으로는 하락을 증폭시킨 수급 악순환, 이른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선물과 레버리지 ETF, 신용거래 등 파생·수급 요인이 현물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면서 낙폭을 더욱 키웠다고 본다. 반도체주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레버리지 ETF 청산과 반대매매가 이어졌고 이는 프로그램 매도와 외국인 선물 매도를 자극하며 다시 지수 하락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반도체주 급락은 AI 산업 서사의 균열, 밸류에이션 되돌림, 레버리지 청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국내 투자심리와 수급, 레버리지 ETF 간 악순환이 형성되면서 글로벌 증시보다 국내 증시의 낙폭이 훨씬 커졌다"고 분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또한 “이번 SK하이닉스 급락이 반도체 업황 둔화나 이익 전망 훼손보다는 ADR 상장 이벤트 종료와 실적 기대 선반영,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이 겹치며 나타난 단기 변동성 확대”라며 “향후 29일 예정된 2분기 잠정실적과 AI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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