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등 국가 전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국민성장펀드와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을 잇따라 강화하고 있다. 한동안 자금난에 시달려온 벤처·스타트업엔 '가뭄에 단비'같은 소식이다. 정책자금 수십조 원이 '마중물'로 들어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VC) 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하고 장기간 동행하는 민간 벤처캐피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VC업계 대표 주자인 우리벤처파트너스 김창규 대표를 최근 만나 시장 동향을 들어봤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달바글로벌,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유니콘 기업을 다수 배출한 투자 성과로 유명하다.
이 회사 투자철학은 '초기 동반자'. 한번에 대규모 투자 자금을 집행하기보다는 기업의 성장 속도에 맞춰 투자 규모를 단계적으로 늘려 '유망 기업'을 '좋은 회사'로 키워낸다. 김창규 대표는 "벤처캐피털의 역할은 산업이 급격히 이동하는 초기에 좋은 회사를 최전선에서 발굴하는 것"이라며 "자본을 적재적소에 공급해 유망 기업이 좋은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VC업계의 운용사 출자 비율은 통상 5% 안팎인데 우리벤처파트너스는 15%를 넘는다"며 "이렇게 높은 운용사 출자 비율은 출자자들과 위험을 함께 감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달바·토스 등 유니콘기업 배출한 VC명가
달바글로벌은 우리벤처파트너스의 투자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2019년 'KTBN 13호 벤처투자조합'과 'KTBN 16호 벤처투자조합'을 통해 달바글로벌에 처음 투자했다. 이후 세 차례에 걸쳐 후속 투자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달바글로벌 투자로 펀드 전체에서 약 3000억원을 회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벤처파트너스의 또 다른 랜드마크 딜이 됐다"고 강조했다.김 대표는 KTBN 7호의 성공 요인으로 "기반 기술의 패러다임이 모바일 인터넷으로 바뀌는 시점과 투자가 잘 맞아떨어졌다"며 "두 번째는 수많은 모바일 플랫폼 기업 가운데 배달의민족과 토스라는 옥석을 잘 골라낸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은 모바일 인터넷을 기반으로 기존 오프라인 서비스를 온라인과 연결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김 대표는 "당시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모델이 등장했지만 배달 서비스가 소비자 일상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현실화됐다"며 "배달 사업은 국가 단위의 시장도 중요하지만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지역별로 시장을 장악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는 전통 금융회사가 제공하지 못했던 간편한 서비스를 앞세워 소비자의 금융 이용 방식을 바꿨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각국에서 혁신금융을 내세운 핀테크 기업이 많이 등장했지만 현재 토스가 가장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해외 투자자들도 핀테크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확신을 갖고 토스에 지속해서 투자했다"고 말했다.
“차기 유니콘은 뤼튼테크놀로지스"
김 대표는 차기 유니콘 후보로 뤼튼테크놀로지스를 꼽았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2023년 뤼튼의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2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최근 시리즈B 라운드에서 100억원을 추가로 집행했다. 기업의 성장 과정과 사업모델 변화를 확인하며 투자 규모를 늘리는 단계적 투자 전략을 적용한 사례다.김 대표는 뤼튼이 인공지능(AI) 생산성 도구에서 콘텐츠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수익모델을 찾아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자체 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기보다 외부 모델을 활용하는 AI 애플리케이션 기업은 이용료 부담이 큰 만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뤼튼은 처음에는 생산성과 협업을 높이는 도구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수익모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후 캐릭터 챗이라는 콘텐츠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빠르게 이용자와 매출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뤼튼의 캐릭터 챗은 이용자들이 직접 제작한 다채로운 AI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다. 캐릭터 챗을 통해 구체적인 카테고리를 선택하고, 구체적 상황에 맞는 롤플레잉 기능도 가능하다. 김 대표이사는 과거 네이버가 검색광고 시장을 구축하기 전 한게임을 통해 수익 기반을 마련했던 것처럼 뤼튼도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AI 플랫폼의 수익모델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캐릭터 챗은 게임과 유사한 콘텐츠 산업으로 볼 수 있다"며 "이용자가 다양한 주제의 캐릭터와 대화하며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유료화 모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래픽뿐 아니라 이용자 1인당 평균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월 매출은 이미 1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 역량 강화…10년 뒤 글로벌 투자명가로
김 대표이사는 현재 벤처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의 변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벤처캐피털은 새로운 산업이 형성되는 초기에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그는 벤처캐피털의 역할에 대해 "급격히 이동하는 산업 초기에 좋은 회사를 최전선에서 발굴하는 것"이라며 "자본을 적재적소에 공급해 유망 기업이 좋은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상하이와 싱가포르, 미국 등 해외 거점 사무소를 바탕으로 국내외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김 대표는 "상하이, 싱가포르, 미국 등 해외 현지 거점 사무소를 기반으로 10년 뒤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투자 명가로 도약하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