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2분기 4.3% 성장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3년 반 만의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은 수출과 제조업은 견조했지만 소비와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이는 로이터(4.5%), 블룸버그(4.5%), 니혼게이자이신문(4.6%) 등 시장 전망치를 모두 밑도는 수치다. 올해 1분기(5.0%)보다 0.7%포인트 낮아졌으며 중국 정부가 연초 제시한 연간 성장 목표(4.5~5.0%)의 하단에도 미치지 못했다.
마오성융 중국 국가통계국 부국장은 "올 상반기 중국 경제가 합리적인 범위에서 운영됐다"면서도 "대외적으로는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외부 요인이 여전히 많고 국내적으로도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두드러지는 만큼 경제 성장의 기반을 더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 경제는 전 세계적인 AI 투자 열기에 힘입어 수출과 산업생산이 호조세를 이어갔다. 반면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으로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반기 부동산 개발 투자가 같은 기간 18% 하락해 앞서 1~5월(16.2%)보다도 낙폭이 커져 부동산 경기 침체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줬다.
소비는 전달보다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 6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1%로, 전달의 -0.6%에서 개선됐다. 5월 소비 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약 3년 반 만에 감소했다.
반면 6월 기업 생산 활동을 보여주는 산업 생산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하며 전달 증가율(4.5%)을 웃돌았다.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큰 폭 둔화하면서 중국 지도부가 이달 말 개최하는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집중 논의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강도높은 통화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1분기 경제 성적표가 양호한 데다가, 수출과 첨단 제조업이 성장세를 떠받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로이터는 설문 조사 집계 결과 중국 올해 경제 성장률은 3분기에 4.6%로 소폭 상승한 후 4분기에 4.5%로 둔화돼 연간 성장률은 4.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저우하오 궈타이쥔안 인터내셔널 홀딩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여러 지표를 종합해 볼 때 중국 경제가 광범위한 경기 침체에 빠졌다기보다는 성장세를 유지하되 그 속도가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공격적인 경기부양 패키지에 대한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환율 안정 등으로 공격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치는 데 여전히 제약이 있는 만큼 재정 부양책에 의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도 통화 정책보다 재정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는 인민은행이 금융기관 지급준비율을 4분기에나 20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대신 하반기 중국 정부가 공공지출을 늘리고 인프라 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등 재정 부양책을 활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경제석학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도 지난 11일 중국 인민대에서 열린 한 거시경제 세미나에서 "중국 정부가 신규 국채 발행 규모를 확대해 지방정부 부채 정리와 미분양 주택 매입, 저가주택 공급, 농민공 복지 확대 등 민생 분야에 적극 투입해 경기를 살려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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