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학술원·해군 "바닷길 막히면 국가도 흔들"...해상교통로 대응 논의

  • 수출입 물동량 대부분 해상 의존…에너지·제조업 공급망 직격탄

  • 전문가들 "국가통제선대 확충하고 AI 기반 해양 감시체계 구축해야"

7월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대한민국 해군 공동 주최 포럼 바다가 흔들리면 국가가 흔들린다 공공재 질서의 균열 대한민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규 PADO 편집장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재준 해군 대령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 사진대한민국 해군
7월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대한민국 해군 공동 주최 포럼 '바다가 흔들리면 국가가 흔들린다: 공공재 질서의 균열, 대한민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규 PADO 편집장,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재준 해군 대령,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 [사진=대한민국 해군]
 

최종현학술원과 대한민국 해군이 해상교통로 위기에 따른 경제·안보 영향을 점검하고 한국의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종현학술원과 해군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바다가 흔들리면 국가가 흔들린다'를 주제로 공동 포럼을 열었다.

포럼에는 김경률 해군참모총장과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재준 해군 대령,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주요 해상교통로의 불안이 에너지 수급과 공급망, 제조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해군력과 해운·조선산업, 국제법을 아우르는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은 "대한민국은 바다를 통해 성장한 해양국가인 만큼 해상교통로의 불안은 경제와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정부와 산업계, 학계, 군이 함께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경제가 수출입과 에너지 수급 대부분을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수입 물동량의 99.9%, 수출 물동량의 97.9%가 바다를 통해 이동하며 에너지 수입의 약 96%도 해상교통로를 거친다는 것이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 등 일부 고부가가치 제품은 항공으로 운송할 수 있지만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와 원자재, 소재·부품·장비는 대부분 해상으로 들어온다"며 "해상교통로 차질은 물류를 넘어 제조업 생산과 수출 경쟁력의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중동 지역의 불안으로 원유와 프로판, 부탄, 나프타 등 주요 원료의 가격 상승과 수입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석유화학과 반도체 소재, 배터리 등으로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기존의 비용 절감 중심 공급망 전략에서 벗어나 위험 관리와 회복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와 기업이 공급망 위험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유재준 해군 대령은 미국이 해양질서를 단독으로 유지하기보다 동맹국과 역할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도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조선·방산과 첨단기술 역량을 강화해 전략적 대응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 대령은 함정과 잠수함, 해상초계기, 위성, 레이더 등 감시자산을 연결하는 한국형 해양영역인식 체계와 인공지능(AI) 기반 지휘통제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모든 주요 해상 요충지의 안전을 전적으로 보장하던 체제에서 벗어나 동맹국과 지역국에 역할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위원은 "한국도 해양질서의 혜택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해상교통로 유지에 일정 부분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위기 발생 시 전략물자를 운송할 수 있는 국적 중심의 '국가통제선대'를 확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평상시에는 상업 운항을 하다가 비상시 정부가 수송에 활용할 수 있는 선박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김 교수는 국가필수선박 제도와 해군 호위체계를 연계해 전쟁이나 분쟁 상황에서도 전략물자 수송을 유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는 북극항로가 본격적으로 활용될 경우 에너지 도입선 다변화와 수송선 보호가 새로운 해양안보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참석자들은 해상교통로의 안정이 군사 문제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와 공급망, 제조업 경쟁력에 영향을 주는 경제안보 사안이라며 외교와 국방, 해운·조선, 법·제도를 포괄하는 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월 28일 발발한 중동 전쟁은 현재까지 이어지며 국제유가와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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