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망상미술관이 개관 3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두 거장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조명하는 특별기획전을 마련하며 지역 문화예술계의 관심을 모았다.
망상미술관은 지난 15일 오후 3시 제2전시관에서 '석창우·홍순태 두 거장전' 개막식을 열고 관람객들에게 서로 다른 예술 장르가 만들어내는 깊은 감동과 예술적 가치를 선보였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독창적인 '수묵크로키' 장르를 개척한 석창우 화백과 세계적인 테라코타 인물 흉상 조각가 홍순태 작가가 함께 참여한 전시로, 회화와 조각이라는 서로 다른 예술언어를 통해 인간과 생명,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날 개막식에는 지역 예술인과 문화계 인사, 시민들이 대거 참석해 두 거장의 만남을 축하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중성 망상미술관 관장은 환영사를 통해 "오늘은 두 거장의 특별한 만남을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석창우 화백은 붓끝으로 생명의 순간을 포착하며 새로운 예술세계를 펼쳐왔고, 홍순태 조각가는 흙으로 인간의 정신과 시간을 담아내며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해 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두 작가는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인간과 생명, 그리고 예술을 향한 뜨거운 열정이라는 공통된 가치를 품고 있다"며 "이번 전시는 어느 한 분야를 앞세우거나 비교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예술세계가 만나 새로운 감동을 만들어내는 대화의 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예술은 관람객과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두 작가의 작품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소통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자는 석창우 화백의 예술세계를 소개하며 그의 삶 자체가 예술의 감동이라고 설명했다.
석 화백은 1984년 감전사고로 두 팔을 잃는 큰 시련을 겪었지만 절망을 딛고 의수를 이용한 독창적인 표현기법을 완성해 '수묵크로키'라는 새로운 예술 장르를 창시했다. 특히 2014년 소치 동계패럴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폐막식에서 선보인 대형 수묵크로키 퍼포먼스는 국내외에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그의 작품은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돼 예술성과 교육적 가치를 함께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8년에 걸쳐 성경과 찬송가를 필사한 작업을 바탕으로 '필사 은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편, 한국장애예술인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장애예술인의 권익 향상과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석창우 화백은 인사말에서 "무더운 날씨에도 많이 찾아와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자신의 작품세계를 직접 설명했다.
그는 "제 그림은 스케치 없이 바로 작업을 진행한다"며 "전시장에 컬러가 들어간 작품은 코로나19 이후 작업이고, 먹으로만 표현한 작품은 그 이전에 제작한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작품에는 제목을 붙이지 않는다"며 "제목이 있으면 관람객의 감동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각자가 작품을 바라보며 시간과 경험 속에서 느끼는 감동을 온전히 간직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작품 철학을 밝혔다.
홍순태 조각가 역시 사회자의 소개를 통해 세계적인 테라코타 인물 흉상 조각가이자 국제 눈조각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예술가로 소개됐다.
홍 작가는 지난 20여 년 동안 역사·문화·예술·과학 분야를 대표하는 세계적 인물 500여 점을 제작했으며, 일본 삿포로 국제눈조각대회 대상, 중국 하얼빈 국제눈조각대회 대상, 미국 브레켄리지 국제눈조각대회 그랑프리를 차례로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홍순태 작가는 "석창우 화백과 함께 전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오늘 전시된 작품들은 작업실에 있는 500여 점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역사적 인물들을 중심으로 선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라코타는 흙으로 빚은 뒤 약 900도의 고온에서 소성해 완성하는 작품"이라며 "인물의 외형뿐 아니라 정신과 시대성을 담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 속 위대한 인물들은 인류에 큰 영향을 끼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잊혀지고 있다"며 "이 작품들을 통해 후세들이 위인들을 다시 기억하고 그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작품은 직접 만져보며 감상해도 좋다"며 특유의 유쾌한 입담으로 참석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오종식 동해문화원장도 축사를 통해 망상미술관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오 원장은 "망상미술관 개관 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이중성 관장은 문화예술 기반이 부족했던 지역에서 오랜 열정과 노력으로 미술관을 조성해 동해시 문화예술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동해시는 산업과 관광 분야에 비해 문화예술 분야는 더욱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현실"이라며 "이처럼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시민들이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특히 "석창우 화백은 어려운 역경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작품세계를 일군 인간 승리의 상징이며, 홍순태 작가 역시 흙을 통해 생명과 정신을 표현하는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 왔다"며 "이러한 거장들의 작품을 동해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큰 문화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시민들이 전시장을 찾아 수준 높은 예술작품을 직접 접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도 함께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수묵이 가진 역동성과 여백의 미학, 그리고 테라코타 조각이 지닌 생명력과 입체성이 한 공간에서 조화를 이루며 예술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로 다른 표현기법으로 인간의 삶과 정신을 담아낸 두 거장의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사유와 감동을 전하며 망상미술관 개관 3주년의 의미를 더욱 빛내는 전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망상미술관 개관 3주년 특별기획전은 제2전시관에서 진행되며 시민과 관광객 누구나 대한민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두 거장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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