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게임] '원전 테마세력'에 '상폐 세력'까지…대주주 바뀔 때마다 곳간 비어가는 애드바이오텍

사진애드바이오텍
[사진=애드바이오텍]

코스닥 상장사 애드바이오텍. 계란 항체(IgY)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약과 백신을 개발해 온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4년 전까지만 해도 이 회사 사정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독자적인 바이오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코스닥 시장에 안착했고 재무 상태도 비교적 탄탄했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에 상황이 돌변했다.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 연이어 번복되고 최대주주와 지배구조가 요동치는 극심한 혼란 속에서 최근에는 상장사의 유동성 100억원이 통째로 빠져나가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애드바이오텍의 자산 고갈 배경에는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폐지된 이화그룹(현 이그룹) 계열 세력들이 휩쓸고 간 자리에 새 경영진이 들어와 상장사의 신용으로 빚을 내고 이 돈을 자신들의 부실 개인회사로 이전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백신 명가' 애드바이오텍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몰렸을까.

애드바이오텍의 경영권 잔혹사는 지난해 6월 시작됐다. 창업주 정홍걸 대표는 당시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직후 자본잠식 상태이자 거래가 정지된 카나리아바이오의 후신 '오큐피바이오엠'을 대상으로 27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경영권을 넘기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오큐피바이오엠 경영진이 과거 현대사료(옛 카나리아바이오)의 상장폐지 사태와 연관됐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대금 납입이 최종 무산되자 회사는 돌연 인수 후보자를 바꿨다.

그해 7월 등판한 두 번째 인수자는 소형원전(SMR) 전문가 이운장 오리온이엔씨 대표였다. 이 대표와 함께 애드바이오텍은 사업 목적을 대거 변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주식회사 오리온아토믹스'로 변경하고 기존 바이오 본업과 무관한 소형원전 개발, 원전해체 로봇, 이차전지 배터리 등 기술 테마 30여 개를 추가했다. 동시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공시팀장 출신 인사를 감사로 신규 영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화려한 원전 테마 드라이브는 불과 20여 일 만에 끝이 났다. 각자대표로 취임했던 이운장 대표는 취임 단 23일 만인 지난해 10월 23일 이사회에 의해 해임됐다. 이에 반발한 이 대표 측이 그해 10월 21일 김동현 대표를 상대로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 또한 10월 24일 돌연 소송을 취하하면서 합의로 종결됐다. 나흘 뒤인 10월 27일에는 이 대표 측이 납입하기로 했던 16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마저 철회됐다.

인수 자금 마련 능력이 부실했던 오리온이엔씨가 오히려 애드바이오텍으로부터 15억원을 대여받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던 상황에서 배후 세력이 원전 전문가를 세워 사명 변경과 주가 부양을 마친 뒤 토사구팽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SMR 사업은 실행되지 않은 채 호재로만 소모됐다.

이운장 대표의 해임 직후인 지난해 11월 10일, 경영권 양수도 계약의 양수인이 이운장에서 '비케이파트너스투자조합 1호'로 전격 변경됐다. 그리고 11월 19일, 해당 조합이 56억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면서 애드바이오텍의 세 번째 최대주주가 됐다.

주목할 점은 이 조합의 최다출자자(지분 99.19%)가 다름 아닌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된 '이트론'이라는 사실이다. 이트론은 2023년 이화전기, 이아이디와 함께 1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동반 상장폐지된 이화그룹(현 이그룹) 계열사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 거래의 실질적 배후에는 보석 상태로 재판을 받으며 무차별적으로 코스닥 상장사를 사들이던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미 미코바이오메드(현 더바이오메드)를 인수한 김 회장이 시가총액이 400억원대에 불과했던 애드바이오텍을 다음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운장 대표 취임 당시 사외이사로 합류했던 황해룡, 최형남 이사는 최대주주 변경과 대표 해임 등 경영권 분쟁 국면 속에서 각각 11월 20일과 12월 12일에 서둘러 사임서를 제출하며 전원 이탈했다.

상폐 세력의 차명 조합이 지배하던 회사는 올해 3월 31일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오리온아토믹스'에서 다시 원래 이름인 '애드바이오텍'으로 돌려놨다. 

최대주주는 지난 6월 또 한번 바뀌었다. 6월 4일 비케이파트너스투자조합 1호의 최대출자자가 이트론에서 '(주)엘엔제이트러스트홀딩스'로 변경되면서 김도형 대표가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 대표는 동물 의약품 유통 비상장사인 온힐의 대표이자 과거 노터스(현 HLB바이오스텝)의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김 대표가 취임한 직후인 6월 19일, 이사회는 기존 사외이사를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시키고 노윤석, 강준구 등 수의학 및 약학 분야 부교수들을 사외이사로 대거 교체 임명했다. 동시에 동물 장묘업, 임상병리 서비스 등 20여 개에 달하는 동물 관련 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했다. 

이후 자금 인출 행보는 거침없었다. 애드바이오텍은 지난 6월 26일 타법인 증권 취득을 목적으로 10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고 불과 일주일 뒤인 7월 3일 이 돈을 동원해 김 대표의 개인 비상장사인 온힐 지분 12.28%를 99억6979만원(1주당 5만5000원)에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온힐의 재무상태다. 지난해 기준 누적 결손금만 147억5397만원에 달해 납입 자본금(147억6579만원)의 99.9%를 까먹은 심각한 결손 상태다. 2025년 한 해에만 21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냈고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183억원에 달하는 반면 보유 현금은 28억원에 불과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기업의 지분을 주당 5만5000원이라는 고가에 매입하며 애드바이오텍이 100억원의 현금을 수혈해 준 셈이다.

자금 집행 과정에서 나타난 이사회의 이중성은 의구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애드바이오텍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당장 단기 채무를 걱정해야 할 만큼 재무 상태가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 개인회사로 갈 매매 대금 100억원은 계약 체결 당일 일시불 현금으로 완납했다. 반면 회사가 외부로부터 돌려받았어야 할 자기전환사채 매도 잔금 31억3500만원의 수령 예정일은 당초 예정일에서 두 달이나 연기해 주는 결정을 내렸다. 

이 100억원을 손에 쥔 거래 상대방은 자본금 1억원짜리 소매업체 히웍스다. 히웍스는 온힐의 자회사인 온힐펫 대표이사의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법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들은 주가 조작, M&A 사냥꾼 등 자본시장 불건전 세력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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