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이 9월 도입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덕에 당장 원유 수급 차질은 없지만, 두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운송비와 보험료, 원료비 등이 동반 상승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8월 가동에 필요한 원유의 경우 이미 선적을 마쳐 국내로 운송 중이며, 9월 이후 물량도 중동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도입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우려는 호르무즈와 홍해 봉쇄 현실화 시 커질 비용 부담이다.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전쟁위험보험료가 동시에 오르면서 원유 조달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늘어난 비용을 곧바로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속에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 인상에는 부담이 따르는 데다, 정유사 간 경쟁도 치열해 원가 상승분을 모두 전가하기가 쉽지 않다.
석유화학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공급 불안정성으로 인한 원유 가격 상승이 나프타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원료비 부담을 키우기 때문이다. 이미 에틸렌 스프레드가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상황에서 원료비와 물류비까지 오르면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을 추가로 낮추거나 일부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조정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용 상승 압력은 이미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미국·이란 휴전 이후 배럴당 60~70달러대로 내려갔던 국제유가는 이날 다시 90달러를 웃돌며 오름세로 전환됐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주요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역시 전일 대비 1.42달러 오른 배럴당 75.19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부타디엔(BD)과 벤젠, 에틸렌 등 주요 기초유분 가격은 최근 일주일 새 10% 이상 상승하며 원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 이후 비중동 지역으로 원유 구매처를 다변화해 왔지만, 중동 리스크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며 "호르무즈와 홍해의 불안이 동시에 장기화하면 운임과 보험료 상승은 물론 선박 확보까지 어려워져 원유 조달 비용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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