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총량 기준으로는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지방·비주택 등 취약 사업장에서는 여전히 돈맥경화가 이어지고 있다. 분양대금 유입이 늦어지면서 PF 차환과 보증 부담이 시공사 재무 리스크로 번지는 구조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169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조5000억원 감소했다. PF 신규 취급액은 1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조6000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은 양호한 사업장에는 신규 자금이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부 지표는 여전히 불안하다. PF대출 연체율은 4.65%로 전분기보다 0.77%포인트 올랐고, 사업성 평가 결과 유의·부실우려 여신도 16조4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증가했다. PF 정상화가 모든 사업장에 고르게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서울·수도권 우량 사업장과 지방·비주택·중소건설사 사업장의 자금 여건이 갈리고 있다고 본다. 입지와 분양성이 검증된 사업장에는 자금이 붙지만, 분양이 막힌 사업장은 브리지론 만기 연장이나 계열 지원에 의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세계건설이다. 신세계건설은 대구에서 빌리브 헤리티지, 빌리브 루센트, 빌리브 라디체 등 자체 브랜드 사업장을 진행했지만 초기 분양률이 20%대에 머물며 미분양 부담이 커졌다. 한국신용평가는 미분양·미입주 사업장의 공사대금 회수 지연과 PF 보증 관련 자금 소요로 신세계건설의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신세계건설은 준공 후 미분양·미입주 현장 관련 대손 인식 등으로 연결 기준 1984억원의 영업손실과 29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3월 말 별도 기준 도급사업 PF 보증금액은 3100억원, 수분양자 중도금대출보증은 34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신세계건설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레저부문 매각, 공사대금채권 유동화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고, 올해는 이마트가 총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비주택 사업장도 부담 요인이다. 금호건설은 수원 오피스텔 사업장 관련 익스포저가 2148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코오롱글로벌도 PF 관련 신용보강 규모가 자기자본의 1.4배 수준이고, 정비사업·기타사업 관련 책임준공 약정 대출잔액도 1조9000억원대에 달한다. 분양 성과와 사업장별 현금 회수 속도가 향후 PF 부담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PF 시장이 총량 기준으로 줄어드는 것과 개별 사업장의 자금난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호한 사업장에는 신규 자금이 공급되더라도 지방·비주택·중소건설사 사업장은 본PF 전환이 막히면 착공과 준공 일정이 모두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방·비주택·중소건설사 사업장은 본PF 전환이 막히면 사업 일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단순 만기 연장보다 본PF 전환, 시공사 교체, 사업구조 조정까지 묶은 패키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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