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41분(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2.37% 오른 배럴당 90.19달러에 거래됐다. 8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2.07% 상승한 배럴당 84.20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주에만 각각 15.9%, 15.5% 뛰었다.
유가를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은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재개 가능성이다. 미국은 이날도 이란을 공격하며 9일 연속 공습을 이어갔다. 이란도 요르단과 쿠웨이트, 바레인 등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와 미국 우방국을 타격하며 맞서고 있다. 지난달 체결된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른 휴전은 사실상 무너진 상태다.
특히 이란 공격으로 요르단에 주둔한 미군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이후 미국의 보복 수위가 높아졌다. 이라크에서도 이란 드론의 불발탄을 해체하던 미군 병사 1명이 숨졌다. 미군은 최근 이란 군 지휘시설과 방공망, 해안 감시시설, 미사일·드론 발사시설 등을 잇달아 공격하고 중동 지역에 군용기도 추가 배치하고 있다.
실제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다시 급감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19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4척으로 전날 8척의 절반에 그쳤다. 최근에는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으로 확인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통항도 끊긴 상태다.
선박 운항 자체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 남쪽 항로를 지나던 유조선 2척이 폭발해 운항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도 “오만 인근 해상에서 선박 1척에 불이 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걸프 지역의 원유 수출도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 산유국의 이달 상반기 원유와 콘덴세이트(초경질유) 수출은 하루 1200만 배럴까지 늘었지만 전쟁 이전인 지난 2월 고점보다 여전히 32% 적은 수준이다.
중동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수송로 활용을 늘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수출의 상당 부분을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돌렸다. 그러나 이란이 예멘의 친이란 무장정파 후티를 통해 홍해 수송로까지 위협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회 항로마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감소가 장기화하면 실제 원유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해운 데이터업체 케이플러(Kpler)의 요하네스 라우발 분석가는 “해협 통항이 계속 줄면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낮춰야 하고 결국 시장에 공급되는 원유도 감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스의 아마르프리트 싱 분석가는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가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걸프 지역 원유가 시장에 공급될 수 있을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원유 재고가 최근 5년 사이 가장 빠듯한 수준인데도 시장이 공급 충격 위험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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