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세금으로 깐 잔디인데"…'잔디 기념품' 판매하는 FIFA에 뉴저지 반발

  • 결승전 잔디 조각 최대 3000달러에 판매...뉴저지 "납세자 몫으로"

미국 뉴저지주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스페인의 라민 야말이 월드컵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미국 뉴저지주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스페인의 라민 야말이 월드컵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막을 내린 가운데 결승전이 열린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의 천연잔디를 기념품으로 판매하는 사업을 둘러싸고 뉴저지주와 FIFA, 공동 개최위원회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19일(현지시간) 뉴저지주가 세금으로 조성한 경기장 잔디를 판매하면서 발생하는 수익이 주민에게 돌아가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FIFA와 개최위원회를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논란은 FIFA가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의 잔디 일부를 그대로 보존한 기념품 판매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FIFA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잔디 기념품 기본형이 450달러(약 63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900달러, 1200달러, 3000달러 등 고급 제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제품은 각각 2026개 한정 제작됐다. 모든 제품이 완판될 경우 예상 매출은 1120만 달러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뉴저지주는 무엇보다 경기장 잔디 조성 비용을 사실상 주민 세금으로 부담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뉴저지 스포츠박람회국(NJSEA)은 FIFA 기준에 맞는 천연잔디를 설치하기 위해 설계와 시공, 유지관리 장비 등을 포함해 약 1304만 달러를 투입했다. NJSEA는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이 있는 스포츠단지를 운영하는 공공기관이다. 뉴저지 주지사 대변인은 "뉴저지 주민들이 수백만 달러를 들여 경기장을 준비한 만큼 판매 수익 역시 주민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소속 뉴저지 주의회 의원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마이크 인가나모트 의원은 "뉴저지 납세자가 돈을 들여 설치한 잔디를 허가 없이 판매하는 것은 불법 소지가 있다"며 "필요하다면 판매를 막기 위한 법적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재배한 잔디를 뉴저지 주민들의 세금으로 조성했는데 FIFA가 마지막까지 이익만 챙기고 있다"며 "판매 수익은 뉴저지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FIFA는 자신들이 거액의 판매 수익을 챙긴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FIFA는 성명을 통해 "잔디 판매는 개최도시위원회가 주도하는 사업이며 FIFA는 상표 사용에 대한 5% 미만의 소액 로열티만 받을 뿐"이라며 "FIFA가 11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다는 주장은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고 밝혔다.

FIFA와 개최위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실제 판매에 활용되는 잔디는 경기장 전체가 아니라 약 5야드(약 4.6m) 분량에 불과하다. 판매 수익 대부분도 뉴욕·뉴저지 공동 개최위원회에게 돌아가고, 향후 지역 투자와 스포츠 사업 등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뉴저지주는 공동 개최위원회가 아니라 뉴저지 주민들이 직접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번 논란은 월드컵 개최 기간 내내 이어진 뉴저지와 FIFA의 갈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뉴저지주는 월드컵 기간 맨해튼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을 오가는 특별열차 요금을 기존 12.9달러에서 98달러로 인상해 FIFA와 충돌했다. 당시 FIFA는 지나친 요금 인상이 팬들의 이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미키 셰릴 뉴저지 주지사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FIFA가 교통비 부담도 함께 져야 한다"고 맞섰다.

또 월드컵 기간 경기장 명칭을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New York New Jersey Stadium)'으로 변경한 것을 두고도 셰릴 주지사는 "뉴저지의 투자와 기여를 고려하면 '뉴저지 뉴욕 스타디움'이 더 적절하다"고 요구하는 등 FIFA와 여러 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더 애슬레틱은 뉴욕과 뉴저지가 이번 월드컵 개최를 위해 수억 달러를 투자했고, 약 33억 달러(약 4조6000억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러한 경제효과 추정치는 실제보다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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