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확정된 데 이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 논의까지 본격화하면서 소상공인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유통 대기업과의 경쟁까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 확산에 소상공인들은 골목상권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는 전날 고용노동부에 2027년도 최저임금 결정안에 대한 이의제기서를 제출하고 재심의를 요구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3.7%(380원) 오른 시간당 1만700원이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23만6300원 수준이다.
소공연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 4명을 고용하는 사업장의 경우 4대 보험 등을 포함해 연간 1000만원 이상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이미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한 골목상권에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공연의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은 월평균 영업이익이 2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송치영 소공연 회장은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은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을 완전히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들의 최저임금 재심의 요구는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제 시행 이후 재심의가 이루어진 전례가 없어 이번 요구도 수용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에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소상공인들의 위기감은 한층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전자상거래 중심으로 재편된 유통시장 환경에 맞춰 대형마트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를 계기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경쟁력 회복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새벽배송 허용 논의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2028년 총선 전까지 전국 단위 선거가 없어 이해관계 조정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점도 제도 개편에 힘을 싣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중소 슈퍼마켓과 골목상권의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며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이 허용되면 동네 슈퍼마켓은 가격 경쟁과 배송 경쟁 모두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한국마트협회 등 소상공인 단체들도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골목상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일수록 소상공인 보호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은 업종·지역·사업장 규모에 따른 차등 적용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은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전제로 특정 시간대에 한해 조건부로 허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정책의 핵심은 소비자 편익과 시장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소상공인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규제 완화와 함께 충분한 지원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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