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8주 룰' 1년 만에 정부 문턱…적자 늪 손보사 숨통 트이나

  • 이날, 차관회의 상정…통과 후, 국무회의 의결 후 공포

  • 한의계 치료권 침해 반발에 시행 수차례 연기

  •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 치료 필요성 검토

사진챗GPT
[사진=챗GPT]

교통사고 경상환자의 장기치료 필요성을 별도로 심사하는 이른바 자동차보험 ‘8주 룰’이 1년간 진통을 겪은 끝에 정부 입법 최종 단계에 들어갔다. 보험회사가 아닌 공적기관이 치료 필요성을 검토하고 환자의 이의제기 절차까지 마련하면서 치료권 침해 논란을 일부 보완한 것이 제도 추진의 돌파구가 됐다.

30일 정부입법 현황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은 이날 제29회 차관회의 안건으로 상정됐다. 지난해 7월 30일 입법예고가 끝난 지 정확히 1년 만이다. 개정안은 올해 3월 31일 법제처 심사를 마쳤으며 차관회의를 통과하면 국무회의 의결과 공포 절차를 밟게 된다.

8주 룰은 염좌·타박상 등 상해등급 12~14급 경상환자가 사고 발생일부터 8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치료 필요성과 적정 기간을 확인받도록 하는 제도다. 치료기간을 일률적으로 8주로 제한하는 것은 아니며 추가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8주 이후에도 진료를 이어갈 수 있다.

당초 정부는 과잉진료와 보험금 누수를 줄이기 위해 제도 도입을 추진했지만 한의업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환자마다 회복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면 치료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보험사가 사실상 치료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면서 시행 일정이 미뤄졌다. 

정부는 심사 주체를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으로 정하고 불복 절차를 두는 방식으로 절충안을 마련했다. 보험사는 8주를 초과해 치료받으려는 환자에게서 상해 정도와 치료 경과 등 자료를 받아 진흥원에 검토를 요청해야 한다. 환자가 결과에 이의가 있으면 직접 또는 보험사를 통해 공제분쟁조정분과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보험업계는 제도 시행이 자동차보험 적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상반기 전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약 189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적자는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정비수가와 부품비 상승에 경상환자의 장기치료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손해율이 악화한 영향이다.

대형 손해보험사 4곳(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지난해 종결 사고를 분석한 결과 8주를 넘겨 치료받은 경상환자는 전체 중 11.5%였지만 이들에게 지급된 치료비는 전체 경상환자 치료비 중 37%를 차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상환자 가운데 8주를 넘겨 치료받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이들에게 지급되는 치료비가 상당한 만큼 장기치료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심사하는 절차가 마련되면 일부 과잉진료와 보험금 누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동차보험 적자를 일부 완화하고 보험료 인상 압력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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