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복지재단, AI가 위기가구 찾아도 최종 판단은 사람...사람 중심 복지체계 모색

  • AI 복지 거버넌스 제6차 세미나...사각지대 발굴시스템 운영사례 공유

  • 21개 기관 47종 위기정보 연계...격월로 고위험 예상가구 지자체 전달

  • 이용빈 대표 "사람과 AI가 담당하는 복지 전달체계 지속해서 모색할 것"

사진경기복지재단
[사진=경기복지재단]
경기복지재단이 인공지능과 사회보장 데이터를 활용해 위기가구를 신속하게 찾아내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의 운영 성과를 살피고, 기술이 포착하지 못하는 개인의 상황과 정서적 위기는 현장 복지인력이 최종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31일 재단에 따르면 지난 29일 경기복지재단 교육장에서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한 AI 기술 적용’을 주제로 열린 ‘AI 복지 거버넌스 제6차 세미나’에는 사회보장정보와 복지정책·사회복지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관련 시스템의 운영 현황과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단전과 단수, 건강보험료 체납, 실직 등 여러 행정정보를 분석하는 AI가 기존 행정체계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위기가구를 선별하는 데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대상자를 찾아내는 기술 자체가 복지정책의 최종 목표가 돼서는 안 되며 발굴 이후 상담과 가구 방문, 공공급여와 민간자원 연계, 지속적인 사례관리까지 함께 작동해야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발제를 맡은 이우식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부연구위원은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도움이 필요한 시민의 신청을 기다리던 방식에서 행정기관이 위기가구를 먼저 찾아가는 체계로 복지 전달방식이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은 단전·단수와 건강보험료 체납, 금융연체 등 21개 기관에서 수집한 47종의 위기정보를 연계해 고위험 예상가구를 선별하고 있으며 정부는 연간 약 120만명을 지방자치단체의 조사 대상으로 전달하고 있다.

세미나에서는 격월로 약 800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뒤 머신러닝 기반 위험도 예측모형을 통해 회차별 약 20만명을 추려 시군에 제공하는 구체적인 운영구조도 공유됐다. 선별된 대상자는 지방자치단체의 초기상담과 심층상담, 현장 방문을 거쳐 실제 위기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긴급복지와 기초생활보장·주거·고용·돌봄 등 공공 및 민간 서비스를 지원받는다.

복지부는 사회복지공무원의 반복적인 전화상담 부담을 줄이고 위기가구의 복지 수요를 빠르게 확인하기 위해 전국 시군구에서 AI 음성전화를 활용한 초기상담도 운영하고 있다. AI가 시나리오에 따라 경제·고용·건강·돌봄 상황을 확인하면 담당 공무원이 결과를 바탕으로 심층상담과 가구 방문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기존 규칙 기반 음성상담을 생성형 AI를 활용한 대화형·공감형 상담으로 발전시키고, 복지서비스 추천 결과와 대상자 선정 근거를 자연어로 설명하는 모델을 마련하기 위한 정보화전략계획도 추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행정업무를 자동화하거나 현장 판단을 보조할 수는 있어도 지원 대상 선정과 서비스 결정까지 AI에 맡겨서는 안 되며 사람이 결과를 검토하고 책임지는 ‘휴먼 인 더 루프’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아래미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행정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개인이 처한 관계와 생활환경을 충분히 담기 어렵다며 AI가 복지 사각지대를 모두 해소할 것이라는 과도한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가 위기가구를 찾는 유용한 도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발굴모형만 보완하는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시민이 복지급여를 시혜가 아닌 권리로 인식하고 필요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알리는 일과, 발굴된 시민을 실제 서비스로 연결할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확보하는 일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용빈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세미나는 복지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AI의 실제 사례를 통해 기술의 성과와 한계를 균형 있게 살펴보는 자리였다"며 "사람과 AI가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복지 전달체계를 지속해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복지재단은 AI 복지 거버넌스 세미나를 통해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복지정책 사례를 공유하고, 현장 적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와 알고리즘 설명 가능성, 전문인력의 최종 판단과 지원체계 개선 과제를 계속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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